[초점] KB vs 신한, 양대 금융그룹을 보는 자본시장의 시각·전망
[초점] KB vs 신한, 양대 금융그룹을 보는 자본시장의 시각·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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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비이자수익 '고배' vs 신한금융 부실채권 '우려'
KB 이자익 '우위'...오렌지라이프 인수포기 아쉬움 남아
신한, 조 회장 추진력에 수익다변화...대손충당금 '부담'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1분기 4대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이 발표된 이후, 1·2위를 다투고 있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외형 및 질적인 변화에 대해 관심이 높다. 

KB금융지주는 KB국민은행을 위주로 이자수익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반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보험수입수수료 및 지분순이익 등 비이자수익 확대를 통해 다변화를 일궈냈다. KB금융지주로서는 지난해 채용비리 등의 CEO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중도 포기해야만 했던 아쉬움을 1분기 신한금융지주와의 실적 비교(경쟁)에서 또 다시 상기하게 됐다.  

신한금융지주로서도 여유로운 상황만은 아니다. 수익다변화에는 성공한 것으로는 평가받지만, 대손충당금전입액(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작년 1분기보다 무려 47%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조용병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로 오렌지라이프 인수에는 성공하며 비이자수익은 늘렸지만, '규모의 경쟁'을 위해 다소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뒤따르고 있다. 

은행권 뿐 아니라 그간 금융지주사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던 증권가에서도 이번 실적의 의미에 대해서는 물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형은 여전히 KB...질적으로는 신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총영업이익 2조8648억원 2조7295억원
이자수익 2조2521억원 1조1907억원
비이자수익 6127억원 8217억원(전년 동기 대비 31.2%↑)

(1분기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 수익 비교 / 자료=각사)

자금을 조달해 이자를 받는 예금과 대출의 차이, 이른바 '예대마진'을 기반으로 하는 순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보험 관련 이익을 합한 비이자 이익을 별도로 분리해 보자면 금융지주사들의 사업구조를 가늠해 볼수 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총이자이익을 놓고 보면 1분기 KB금융지주(2조8648억원)가 신한금융지주(2조7295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1분기 총이자수익에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차이는 1353억원이다.  

그러나 사업의 질적인 면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수익다변화에 한발짝 앞서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KB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비이자이익은 6127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69억원 줄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8217억원으로, 작년 1분기(6263억원) 대비 31% 이상 급증하며 KB금융지주를 크게 앞질렀다. 

총영업이익을 놓고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를 비교하자면, 근소한 차이로 KB금융지주(2조8648억원)가 신한금융지주(2조7295억원)보다 많긴 했지만, 전통적인 이자수익 의존도를 탈피해 비이자 부문으로의 수익다변화를 이룬 '질적 성장'면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자이익 2조2521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1위를 수성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순이자이익이 역시 지난해 1분기 1조4653억원보다 871억원 증가한 1조5524억에 달했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자이익(자사표기상 '이자부문이익')은 1조9079억원에 그쳤다. 

반면,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작년 인수에 성공한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지분순이익 476억원 등을 포함해 보험수입수수료가 지난해 보다 1561억원이나 증가했다. 신한금융지주의 비이자수익 중 보험관련 이익 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6.8%에 달했다. 

◆KB, 생보사 인수 성공시 단숨에 '역전'

이같은 비이자수익의 격차는 KB금융지주의 인수합병 전략에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금융권과 시장은 전망한다. 무엇보다도 비이자수익 가운데 보험관련 이익에서 신한금융지주에 크게 뒤쳐진 1분기 지표는 앞으로 KB금융 내 생명보험사업 강화의 필요성을 지적해 주는 대목이다. 

교보생명을 비롯 시장에서 거론하는 생보사 M&A 물건에 대해 KB금융지주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중도 포기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입장에서도 생보 사업 강화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추론하자면, 보험사업 확대의 성공 여부에 따라 KB금융지주가 외형 및 수익다변화 두가지 모두 단숨에 신한금융을 뛰어 넘고 격차를 벌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해 진다. 1분기 KB금융지주는 이자이익면에서 이미 신한금융지주와 상당한 차이를 확보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 

◆각각의 장단점 쥔 두 라이벌...관건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판관비 1조5139억원 1조1684억원
대손충당금전입액 1917억원 2508억원(전년동기 대비 47%↑)
세전이익 1조1679억원 1조3225억원

(1분기 판관비가 급증했음에도 KB금융지주의 대손충당금은 예상치보다 적었다. 이는 신한금융지주와의 세전이익 차이를 좁히는 역할을 했다. / 자료=각 사) 

다만, 늘어나는 판관비는 KB금융지주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중 하나다. 이자이익· 비이자이익을 합한 총영업이익에서 신한금융지주보다 한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KB금융지주는 사내복지기금적립(1,010억원)·희망퇴직(350억원) 등 판관비가 늘어나면서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면에서 신한금융지주에 뒤쳐졌다.

1분기 두 금융지주의 판관비를 비교하면, 신한금융지주가 1조1684억원으로 KB금융지주의 1조5139억원보다 3천억원 가까이 적다. 

이같은 KB금융지주의 1분기 판관비 급증 영향을 이익면에서 다소나마 완충하게 된 요소는 대손충당금전입액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업이익=총영업이익-판관비(명예퇴직금 포함 종업원 급여+임차료·공과금·광고선전비 등 기타일반관리비+감가상각비)]

신한금융지주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508억원에 달했지만, KB금융지주는 1917억원에 불과했다. 이에따라 대손충당금 관련 금액을 차감한 세전이익에서는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에 (KB금융지주 1조1679억원, 신한금융지주 1조3225억원)에 뒤쳐진 폭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었다. 

키움증권은 25일 1분기 KB금융지주 대손충당금과 관련 "KB금융의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8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지만 시장 컨센서스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당사 추정치보다 이익 폭이 컸던 것은 기업 부문의 충당금 환입으로 대손비용이 예상보다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두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에 미친 영향을 세분화하면, KB금융지주는 퇴직금 등 인건비 증가가, 신한금융지주는 부실채권으로 인한 대손충당금전입액이 늘어난게 세전 영업이익(법인세 제외한 이익) 성장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됐다.  

  신한금융지주 1분기 대손충당금 비용합계=2508억원 39.8%↑
신한카드(대손전입) 1574억원 73.3%↑
신한은행(대손전입) 869억원 0.2%↑
신한금투(대손상각) 14억원 126.2↑
기타 51억원  

(신한금융지주 1분기 대손충당금 관련 비용 및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 자료=신한금융지주)

대손충당금전입액은 부실채권 규모와 연계해 늘어난다는 점에서, 조용병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성공하긴 했지만, 외형 확대를 위한 신한금융지주 그룹내 전반적인 '무리수'가 작용한게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한카드의 경우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574억원에 달하며, 지난해 대비 73.3%나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대손충당금전입액의 두배 가까운 수치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지주로서는 부실이 우려되는 채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KB금융지주로서는 판관비 규모를 적절히 유지하면서 생보사 등 비이자 수익 강화를 위한 M&A에 성공하는지가 앞으로의 실적 향방을 결정지을 변수로 떠올랐다.  

한편 세전영업이익에서 법인세(KB금융지주 3200억원, 신한금융지주는 3567억원 규모)를 제외한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지분순이익 기준)은  신한금융지주가 9184억원으로 KB금융지주의 8457억원 보다 727억원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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