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협의회] 이주열 "올 성장률 목표 2.5% 달성 쉽지 않다"
[금융협의회] 이주열 "올 성장률 목표 2.5% 달성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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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2% 초' 공감…세계경기·반도체 '관건'
추경효과 '제한적'…추가 추경·금리인하론 대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한국은행이 1분기 성장률이 -0.3%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온 이후 올해 한국경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2% 초반의 성장률 달성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조차 정부와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2.5%)를 맞추려면 '분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지난 26일 주요 은행장들과 모인 금융협의회에서 "2·3·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재정투입 효과가 아직 개별 소비 주체에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며 우려했다. 이 총재는 "기업투자 심리가 되살아나야 성장 흐름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춰 잡았다. 1분기 -0.3%를 기록한 만큼, 2분기(1.2%)·3분기(0.8%)·4분기(0.9%)에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야만 이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반등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2분기 1.2% 성장이 녹록치 않다고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재정투입 효과가 일부 회복해도 높아야 2분기 성장률은 1.0%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4월 수출 부진을 감안한다면 1.2% 성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올해 성장률도 정부나 한은의 예상보다 낮은 2% 초반대, 최악의 경우 2%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 가운데 노무라증권은 지난 25일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8%로 대폭 낮춰 잡았다. 충격적인 수치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도 2분기 성장률을 1.0%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1분기 역성장으로 올해 2.5% 성장은 어려워졌다"며 "2분기 1.0%, 3분기와 4분기 0.6∼0.7%씩, 연간 2.1∼2.2% 성장"을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도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애초 예상했던 2.3%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원 실장 역시 "통신업은 마무리됐고, 남은 건 제조업인데,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없다"며 올해 성장률을 2.2∼2.3%로 내다봤다.

이제 남은 것은 6조7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에 기대를 걸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이 정도 규모로는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는게 숫자에 밝은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특히 이번 추경에는 복지지출이 많아 경기부양 효과를 보여주는 '재정승수'는 0에 가까워 소비 진작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결국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지만 세계 경기의 흐름이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시장의 회복이 관건이라는게 중론이다. 일단 미국의 1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이 3.2%로 시장 예상치(2.5%)를 크게 웃돈 점은 우호적 대외 여건으로 평가된다.

산업연구원의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은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감소폭은 상반기 -16.9%에서 하반기 -6.1%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로선 가장 기대되는 '잠재적 반전카드'다.

최악의 경우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적인 재정투입이나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염두에 둘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일단 '2차 추경'에 선을 그었고, 이 총재의 의중에 금리인하가 들어 있다는 신호는 엿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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