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국민가격' vs 롯데마트 '극한도전', 출혈 경쟁
이마트 '국민가격' vs 롯데마트 '극한도전', 출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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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서 비교해 하루 한 번 최저가 변경···역마진 감수하며 '로스 리더' 마케팅
이마트 극한가격 포스터.(사진=이마트)
이마트 극한가격 포스터.(사진=이마트)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10여년 전 대형마트가 벌였던 '10원 전쟁'이 또 한 번 재현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오프라인 출점 제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으로 위기에 몰린 대형마트 업계가 출혈 경쟁과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해 힘을 쏟는 모양새다.

이마트는 오는 5월6일까지 총 200억원 규모의 '어린이날 선물대전'을 열고 '인기 완구 30품목 온·오프라인 최저가 도전' 프로모션을 벌인다. 

이마트는 "'헬로카봇 브레이로드+엉토킹', '빠샤메카드 에반vs크리푼 최강배틀세트', '뽀로로 소방서', '다이슨 코드프리 청소기’ 등 30품목에 대해 다른 대형마트 2사와 5대 온라인 채널 '배송비가 포함된 판매가격(쿠폰·적립금·카드사 할인 등을 제외한 광고가 기준)'과 비교해 최종 결제 금액이 더 비쌌다면 고객만족센터에서 신세계상품권 5000원권을 보상(1인 최대 1만원권 한정)해준다"고 설명했다. 행사 기간 내 구매한 비교채널의 구매영수증과 이마트의 구매영수증을 가져오면 비교 후 상품권을 지급(1품목당 1건 한정)하는 형태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형태만 시장에 남게 된다"며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이마트는 지난 1월부터 '국민가격' 행사를 열어 매월 1주와 3주차에 특정 상품을 싸게 팔고 있다.

국민가격은 소비자들의 물가부담을 낮추기 위해 장바구니 핵심 상품만 엄선하는 행사다. 이마트는 이달 국민가격과 동시에 '블랙이오'도 벌이고 있다. 블랙이오는 이마트 만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지향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다.

롯데마트 극한가격 포스터.(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 극한가격 포스터.(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는 지난 25일부터 30일까지 '극한가격' 2탄을 통해 총 8품목을 최저가에 팔고 있다. 롯데마트는 매일 오전 9시 최저가로 선정한 상품의 단위당 가격을 이마트와 쿠팡 홈페이지를 통해 비교한 뒤 이들보다 싸게 팔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10년 전 대형마트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경쟁사에 직원을 보내 가격 동향을 확인하고 10원씩 더 저렴하게 책정하는 일도 있었다.   

주요 대형마트가 가격 경쟁에 나선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같은 사회적 변화와 함께 경기불황·소비침체, 오프라인 출점 등 규제까지 더해지며 성장세가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계 매출 동향 조사를 보면, 대형마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3% 줄며 오프라인 소매업 중 유일하게 역신장을 기록했다. 반면 편의점은 8.5%, 온라인은 15.9%로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최저가 경쟁은 전형적인 로스 리더(loss leader·손님을 끌기 위한 특매품) 마케팅 방법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1주일간 극한가격 1탄 실적을 한 달 전 동요일(3월 21일부터 27일)과 비교해보니 8가지 최저가 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닥터마밍 촉촉케어 물티슈'는 1000% 늘었고, '동서 맥스웰 커피믹스'도 560%가량 뛰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한 데다 1인가구 등 사회적 변화로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뒷걸음치는 추세"라며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싸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줌으로써 유인하고 있지만 실적 악화를 가속화시킬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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