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IT 조직개편···'신의 한 수'일까, '시대흐름 역행'일까
우리금융 IT 조직개편···'신의 한 수'일까, '시대흐름 역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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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전문성·보안성 살리려 계열사 CIO와 IT 계열사 별도 조직
우리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우리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FIS) 대표가 우리은행의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로 겸임하는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얘기가 나온다.

최근에는 보안성·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각 계열사들이 CIO를 두고, IT계열사와 개발업무를 협업하는 식으로 프로젝트가 추진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신의 한 수' 일지, '시대 흐름의 역행'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동연 우리FIS 대표이사가 우리은행 CIO를 겸임하고, 김성정 우리은행 IT기획단장이 우리FIS 은행서비스 그룹장을 겸임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우리은행과 우리FIS의 IT개발 조직을 일원화하는 조치다.

우리FIS는 과거 우리은행의 IT 조직을 물리적으로 분사시켜 만든 회사다. 하지만 분사 뒤로는 기획만 하는 우리은행 IT부문과 개발만 하는 우리FIS로 업무가 이원화되면서 양 조직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프로젝트 기획자는 개발 상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개발 요청만 하고, 개발자는 먼저 나서서 필요한 부분을 개발·개선하기보다 문제없이 돌아가는 현 상황을 유지하려 하는 식이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금융은 조직의 결합을 선택했다. 은행이 요청하는 부분만 개발하는 게 아니라 우리FIS가 은행 IT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필요한 부분을 살피고, 먼저 나서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양 조직이 프로젝트의 필요성에 대해 이미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훨씬 빨라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력 파견을 통해 계열사에 부족했던 IT전문가도 육성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지난 2005년 우리은행 CIO였던 김종식 전산정보산업단장을 우리FIS 대표로 임명해 우리은행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었다. 이후 두 조직의 역할은 분명해졌고, 덩달아 분위기도 안정화됐다.

우리금융의 경우 계열사들이 은행처럼 IT 개발 인력을 따로 두지않고 있는 만큼 이번 조직 개편이 성공적이라고 판단되면 전 계열사에 걸쳐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 특히 과거에 비해 IT가 훨씬 더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이번 개편은 '신의 한 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조직개편에 대한 우려도 크다. 각 계열사별로 필요한 시스템 요건이 모두 다른데다 정보 유출이라는 리스크가 늘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과 증권, 카드, 보험 등으로 구성된 금융그룹은 조직을 관통하는 전산 시스템 형태가 있긴 하지만 업권별로 운영되는 시스템은 판이하게 다르다. 그래서 계열사별로 CIO를 따로 두고 IT계열사와 협업하는 식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경우 계열사 CIO가 필요한 프로젝트를 결정하면 IT계열사가 개발에 투입되는 식이라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1월 KB데이타시스템 대표를 겸직했던 국민은행 CIO를 독립시켰다. 이 외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DS로, 하나금융은 하나금융TI, 농협금융은 농협정보시스템을 통해 금융지주 내 계열사의 IT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한 금융그룹 IT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업권별로 전산시스템이 워낙 다른데다 IT가 갈수록 중요해지는만큼 계열사별로 CIO를 별도로 두고 전문성을 높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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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9-04-26 17:12:45
농협정보통신->농협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