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0원 찍은 환율, 1년9개월來 '최고치'···향방은?
1150원 찍은 환율, 1년9개월來 '최고치'···향방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지표 호조에 달러 강세···물가지표 부진 호주달러 약세에 원화 동조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견조한 미국경제를 바탕으로 한 강(强)달러 기조에 원·달러 환율이 1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9.1원 오른 달러당 115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2017년 7월11일(1151.1원) 이후 1년9개월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도 같은날 이후 가장 높았다. 

이날 환율 급등은 최근 유가 상승과 더불어 국내 수출 부진, 늘어난 해외 투자로 달러화 공급 대비 수요가 우세해진 상황에서 강달러에 편승한 역외 달러화 매수세력이 늘어난 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화는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강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돈 데다 오는 26일(현지시각) 발표 예정인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 또한 기대보다 양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심리 개선과 달러화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간밤 미국 주가지수는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실적발표에 힘입어 경기둔화 우려를 덜어냈다"며 "이에 따라 S&P500, 나스닥 지수는 각각 0.88%, 1.32%씩 오르며 사상최고치 경신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미국의 3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4.5% 증가하며 예상치(2.5%)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달러화지수는 97.6으로 전일 대비 0.3% 오르며 강세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6월 이후 최고치다. 

호주의 1분기 물가지표가 기대치를 밑돈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의 약세를 유발했다. 이날 호주의 1분기 물가가 전년비 1.3% 상승하며 예상치(1.5%)를 하회했다. 미 달러화에 견준 호주 달러 가치는 물가지표 발표 직후 전장 대비 0.8% 급락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주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호주달러화의 약세 압력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금리인하 기대감이 일부 반영되며 원화의 동반 약세 압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머리를 만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48p(0.88%) 내린 2201.03에 거래를 마쳤다.(사진=연합뉴스)
2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머리를 만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48p(0.88%) 내린 2201.03에 거래를 마쳤다.(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 오름세도 원화 약세를 자극하는 재료로 소화됐다. 미국이 이란 제재 예외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여파로 지난 밤 뉴욕시장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6개월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66.3달러를 기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화는 반도체 및 대중 수출 부진과 북미관계 개선 기대 약화 등에 약세 압력이 나타나고 있는데, 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은 이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미 국내 수출지표는 부진이 확인된 가운데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4월 수출도 1∼20일 기준으로 전년 대비 8.7% 줄었다. 이와 더불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9.48p(0.88%) 내린 2220.51로, 나흘 만에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60p(0.47%) 내린 757.82로 장을 마쳐 사흘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1150원선에서 멈춘 환율의 향방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우선 원화 강세를 이끌 재료가 부족해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 보는 의견이 나온다. 강달러가 해소되려면 유로존 경기 회복에 기대야 하는데 단기간 지표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원화의 가파른 추가 약세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김 연구원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 스탠스를 재확인하면서 달러화 강세 압력은 약화될 전망"이라며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시점이라 이날 원화 약세 현상은 일시적인 오버슈팅으로 본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