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스리랑카, 교회 등 연쇄폭발 '수백명 사상'…종교갈등 테러?
'부활절' 스리랑카, 교회 등 연쇄폭발 '수백명 사상'…종교갈등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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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중 교회와 외국인 밀집 호텔 6곳서 폭발…"외국인 사망자 35명"
교회와 성당 중 두 곳에서는 자폭테러 가능성…"우리 교민 피해없어"

[서울파이낸스 이슈팀] 스리랑카의 교회와 호텔 6곳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 최소 16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21일 현지언론과 외신보도에 따르면 부활절인 이날 오전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 있는 가톨릭교회 한 곳과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주요 호텔 3곳에서 동시에 폭발사건이 발생했다.

폭발이 일어난 호텔은 총리 관저 인근의 시나몬 그랜드 호텔과 샹그릴라 호텔, 킹스베리 호텔로 모두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5성급 호텔이다. 비슷한 시각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가톨릭교회 한 곳과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 한 곳에서도 폭발이 일어났다.

현지 경찰 당국자는 "네곰보의 가톨릭교회에서만 60명 이상이 숨졌다"고 말했다. 또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에선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뉴스포털 뉴스퍼스트는 이번 연쇄폭발로 최소 16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특히 사상자 중에는 외국인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사망자 수가 138명이라고 보도했고, 스리랑카 국영 데일리뉴스는 최소 129명이 숨지고 500명이 다쳐 입원했다고 전하는 등 사상자 수가 엇갈리고 있다. 구체적인 상황이 확인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콜롬보 시내 종합병원 등 현지 의료기관은 수백명의 환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 치료 중 숨지는 사례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AFP통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외국인 사망자가 35명이라고 전했다.

경찰청 대변인은 "폭발이 일어난 교회에선 부활절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성당과 교회 중 두 곳에선 자살폭탄 공격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발 원인과 사용된 물질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배후를 자처한 단체도 아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당황하지 말고 진정을 되찾을 것을 호소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트위터에 "우리 국민에 대한 비열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는 글을 올렸다.

망갈라 사마라위라 재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살인과 아수라장, 무정부 상태를 초래하기 위해 잘 조직된 시도로 보이는 이번 공격으로 많은 무고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하르샤 데 실바 경제개혁·공공분배 장관은 "수 분 만에 비상회의가 소집됐고,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인구의 74.9%를 차지한 싱할라족과 타밀족(11.2%), 스리랑카 무어인(9.3%) 등이 섞여 사는 다민족 국가다. 주민 대다수(70.2%)는 불교를 믿으며 힌두교도와 무슬림이 각 12.6%와 9.7%다.

민족·종교 갈등이 심각했던 스리랑카에선 지난 2009년 내전이 26년만에 종식됐을 때까지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스리랑카의 가톨릭 신자는 인구의 6% 남짓에 불과하지만 싱할라족과 타밀족이 섞여 있어 민족갈등을 중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민족갈등보다는 종교적 문제로 발생한 테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발생 시점이 가톨릭 기념일인 부활절 예배 시간에 맞춰진 것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한편, 스리랑카 주재 한국대사관은 지금까지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폭발사고 발생 후 한인교회, 한인회,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현지 기업 주재원 등에게 차례로 연락해 확인한 결과 교민은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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