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금통위 4월 통화정책방향···"경제성장률·소비 전망 '하향'"
[전문] 금통위 4월 통화정책방향···"경제성장률·소비 전망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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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정도의 추가조정 여부' 삭제→금리인상 가능성 차단
18일 태평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회의 시작 전 금통위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태평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회의 시작 전 금통위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 경제의 성장 흐름이 지난 1월 전망경로(연 2.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역시 당초 전망보다 더 낮게 흐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통화정책방향문(이하 통방문)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문구로 해석됐던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 문구를 삭제하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차단했다. 

한은은 18일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7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1년 만에 연 1.50%에서 1.75%로 0.25%p 상향조정된 뒤 5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통위는 통방문을 통해 국내경제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졌다고 판단했다. 지난 1월 전망에서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이어간 것으로 판단했는데, 3개월 만에 이 문구가 삭제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올해 중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1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하는 2%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판단이 더해졌다. 

소비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을 나타낸 것이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의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월 통방문에서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이 이어지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었지만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했다'는 문구가 이달에는 '소비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을 나타낸 데다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과 수출 증가세 둔화가 지속됐다'고 수정됐다. 소비, 설비 및 건설투자 그리고 수출 증가세 모두 부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수식어들을 조금씩 조정하면서 당초 전망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1월 통방문은 '석유류가격 하락, 농축수산물가격 상승폭 축소 등으로 오름세가 0%대 후반으로 둔화됐다'고 언급한 반면 이달 통방문에선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오름세가 0%대 중반으로 낮아졌다'고 했다. 가격 상승폭 축소가 가격 하락으로, 물가 오름세 전망은 0%대 후반에서 0%대 중반으로 조정하며 부정적인 기류가 읽혔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전망경로를 하회해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다만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다. 

향후 정책 방향에서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기존 스탠스도 유지했다. 

다만 1월 통방문의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로 대체했다. 

금통위는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상황과 국내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문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1.75%)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완만해지는 움직임을 지속하였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주요국 국채금리가 상당폭 하락하는 가운데 일부 취약 신흥시장국의 환율이 큰 폭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일시 확대되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소비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을 나타낸 데다 설비 및 건설투자의 조정과 수출 증가세 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늘어나는 등 부진이 일부 완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앞으로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겠으나 소비가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1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하는 2%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오름세가 0%대 중반으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후반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중반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전망경로를 하회하여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었다. 장기시장금리와 주가는 주요국의 성장세 약화 전망,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에 영향받으면서 하락 후 상승하였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로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세 둔화가 이어졌으며,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전개상황과 국내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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