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아시아나항공 매각 '유력'···15일 이사회서 의결
금호, 아시아나항공 매각 '유력'···15일 이사회서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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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과 주말 내내 수정 자구안 논의
25일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6백억 만기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에 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대표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금호그룹과 채권단은 지난 주말동안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포함한 수정 자구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퇴짜를 놓고, 금융당국도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기에 사실상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결단만 남겨둔 상황이란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호그룹 및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보유한 최대주주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을 포함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 수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장소와 시간은 비공개다. 수정안 내용은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자금지원을 전제로 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이 첫 자구안을 제출한 이후 5일 만에 다시 수정안을 마련하게 된 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BBB-'인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오는 25일 만기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이 자금지원을 받지 못한 채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면 1조원이 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조기상환해야 하는 위기에 놓이게 된다. 채권단의 지원 없이 금호아시아나가 자력으로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금호아시아나는 박 전 회장이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수직계열화해 지배하고 있다. 매각이 확정되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팔게 된다.

앞서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9일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맡길 테니, 채권단이 5000억원을 더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지분은 당장 박 전 회장의 부인 이경열씨(3.1%)와 딸 박세진씨(1.7%)의 지분을 합친 4.8%(13만3900주)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고속 지분은 박 전 회장이 31.1%,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21.0%를 갖고 있지만, 이들의 지분 중 42.7%는 이미 산은에 담보로 잡혀 있다.

만일 자금 지원을 받고도 향후 3년간 경영 정상화를 하지 못하면 채권단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다른 곳에 팔아도 이의를 달지 않다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의 자구계획에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미흡하다"며 자구안을 거부했다. 특히 대주주의 책임있는 노력이 없다며 박삼구 회장을 겨냥해 퇴진 및 추가적인 사재출연, 유상증자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지난 12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정 자구안과 관련해 "(다시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구안을 지금 (채권당 등과) 성실히 같이 협의하고 있다"며 "열심히 해봐야죠"라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향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산은 관계자는 "금호그룹 측이 이번 주 중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정 자구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수정 자구계획이 공식 제출되면 채권단 회의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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