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금호아시아나 자구안 사실상 '거부'
채권단, 금호아시아나 자구안 사실상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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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가치 200억 맡기고 5000억 지원해달라는 요청 수용 못 해"
항공기 바퀴 파손 사고로 이용이 중단됐던 광주공항이 10일 정상 운영된다. 지난 9일 착륙 과정에서 앞바퀴가 파손된 아시아나 여객기가 광주공항 활주로에 멈춰서 있다. 사고 당시 승객 111명이 타고 있었는데 부상자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계획안에 대해 '꼼수'라고 불만을 제기하면서 사실상 거부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거론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채권단 회의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에는 박삼구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맡기고 채권단으로부터 5000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지원 받는 내용이 담겼다.

새로 담보로 제공되는 지분은 박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이 보유중인 금호고속 지분 4.8%다.

또 박 전 회장(31.1%)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21.0%)이 보유중인 지분도 담보가 해제 되는대로 다시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회장과 아들이 보유중인 지분은 2023년 만기인 금호타이어 장기차입 대가로 42.7%가 산업은행에 담보로 잡혀있다.

그러면서 박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것과 3년 간 경영정상화를 하지 못하면 매각하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자구안에 대해 "조악하다"고 강도높게 비판하며 거부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의 꼼수가 너무 노골적이었다"며 "금호고속 담보 돌려막기로 실제 가치가 200억원에도 미치지 않는 부인과 딸의 지분을 맡기면서 5000억원을 빌려달라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1년 단위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연장하는 것을 3년의 기간을 요구한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했는데 또 3년의 기회를 달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박 전 회장 일가가 내놓을 만한 사재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박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자산은 금호리조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 IDT 등 지분과 골프장, 아시아나 타운 등 부동산이다.

이 중 매각 가치가 있는 자산은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정도인데 이들 자산은 이미 담보가 설정돼있어 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파국은 최대한 피해보겠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채권단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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