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벚꽃 만개' SK인천석유화학, 지역·협력사와 새로운 50년 그린다
[르포] '벚꽃 만개' SK인천석유화학, 지역·협력사와 새로운 50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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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지권 확대···"금전적 손실은 사회적 가치와 비교 불가"
SK인천석유화학 전경. (사진=SK인천석유화학)
SK인천석유화학 전경. (사진=SK인천석유화학)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지난 10일 방문한 인천 서구 SK인천석유화학은 공장 입구에서부터 벚꽃 잎이 휘날렸다. 다른 석유화학 공장과는 달리 이질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봄옷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1급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된 곳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다. 냉각탑이 뿜어대는 구름 모양의 연기와 하늘을 찌를 듯한 플레어 스택,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공장 내부 등 어김없는 석유화학 공장의 모습이었지만 한켠에는 600여 그루의 벚꽃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벚꽃 축제는 SK인천석유화학이 지역 사회와 상생을 추구하기 위한 대표적인 행사로, 1985년부터 매년 4월 개화 시기에 맞춰 공장을 개방해왔다.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은 SK인천석유화학은 안전과 상생이라는 두 가지 경영방침을 내걸고, 주민들은 물론 협력사와도 실질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1969년 탄생한 한국의 세 번째 정유회사다. 설립 당시 명칭은 경인에너지로 1999년 한화와 현대오일뱅크에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부도와 법정관리를 겪기도 했다. 2006년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에 인수되면서 현재 모습을 갖췄고, 현재 연간 130만t 규모의 파라자일렌(PX)과 정제 원유를 통해 항공유, 경유, 등유 등 석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파라자일렌은 페트병, 합성섬유 등의 원료가 되는 화학제품이다. 화학 부문은 중국 등으로 100% 수출되고 있는 반면 석유 제품은 항공유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내수용으로 생산된다. 

일반적으로 석유화학 공장은 공단 내 위치한다. 대표적인 석유화학도시인 울산의 공단들을 살펴보면 주거지역과는 멀리 떨어진 부지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기업이 몰려있다. 그러나 SK인천석유화학의 경우 공장 부지가 주거단지에 둘러쌓인 독특한 형태다. 주거지 사이에 위치한 탓에 지역사회와의 마찰도 빈번하게 겪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사고에 대한 주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환경과 상생을 전면에 내걸고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홍욱표 SK인천석유화학 CV혁신 팀장은 "SK에 인수된 후 2008년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과 함께 회사가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게 됐지만 2013년 공장 증설 과정에서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있었다"면서 "당초 100억원을 투자해 도시 활성화 작업을 실시하려고 하던 중 주변 지역이 도시 재생 사업구로 확정되면서 SK와 정부 자금이 함께 투입돼 올해부터 본격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장 내 벚꽃을 구경하던 방문객 중 일부는 "공장 안에 이렇게 큰 벚꽃나무가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 "오늘 처음 왔는데 공장과 벚꽃이 함께 있는 모습이 신기해 내년에도 또 방문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직원들은 과거와 달라진 현재 회사의 모습에 '인천의 미운 오리에서 지역이 사랑하는 백조로 거듭난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와의 소통만큼 SK인천석유화학은 협력사 직원들의 안전에도 집중하고 있다. 본사 직원에만 국한됐던 '작업 중지권'을 협력사에도 확대·시행하고 있다. 작업 중지권은 현행법상 이미 도입된 권리지만 그동안 현장에서는 작업이 중지될 시 발생할 손해 등을 이유로 사용하기를 꺼려했다. 그러나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작업 중지권을 협력사 직원에게도 부여하고 해당 권리를 적극 이용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작업 중지권은 작업 환경에 위험요소가 있거나 안전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현장 직원의 판단 아래 즉각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권한이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작업자가 작업 중지 권한을 발동했을 때 이를 보고받는 관리자의 이해와 존중이 있어야 실행 가능하다"면서 "안전 관련 규제가 많지만 작업자가 실제 느끼는 부분은 또 다를 수 있다. 실제 현장에서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작업 중지권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의 작업 중지권 발동 사례. (사진=김혜경 기자)
SK인천석유화학의 작업 중지 요구 항목. (사진=김혜경 기자)

올해 3월까지 협력사 구성원이 작업 중지권을 발동한 횟수는 총 20여건이다. 지난 1월 협력사인 세이콘 소속 직원 한 명은 전기열선 작업을 실시하던 중 안전 발판이 미흡해 추락 위험이 있다고 판단, SK인천석유화학 관리자에 작업 중지를 요청했다. 관리자는 이를 반영해 작업을 중단하고 미흡한 부분을 개선한 후 공사를 재개했다. 20건 가운데 기후 조건에 따른 작업 중지가 절반 정도로 나타났고, 나머지는 안전조치 미흡 관련으로 발동됐다. 

제도 도입 당시 협력사가 작업 중지로 인한 불이익을 염려해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높았다고 한다. 이에 회사는 공사계약서 등에 해당 권한을 반영해 협력사 구성원 안전을 위한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작업 중지권 발동으로 인한 작업손실로 회사가 입은 금전적 손실은 제도가 가진 사회적 가치와 비교할 수 없다"면서 "협력사가 합심해 사고 위험성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회사의 안전환경 경영 수준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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