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과 연봉 차이 6배···국책은행장들 '기죽네'
시중은행장과 연봉 차이 6배···국책은행장들 '기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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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회 씨티은행장 연봉,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보다 9배 이상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은행권 '연봉킹'으로 꼽히는 박진회 씨티은행장의 연봉과 국책은행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연봉이 무려 9배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기본급이 애초에 높게 설정되는 데다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두둑히 챙겨가는 반면, 국책은행은 금융위기 당시 방만경영 책임을 지고 연봉을 삭감한 것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주요 수장들의 연봉 대부분이 공개된 가운데 KDB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장들의 연봉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달말에서 5월초 쯤 산업·기업·수출입은행 기관장의 작년 연봉을 공개하는 탓에 정확한 지난해 연봉을 알 수 없다. 그러나 2018년 예산으로 잡아놓은 금액이나 지난 연봉수준을 고려하면 이미 연봉을 공개한 다른 시중은행들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일 것으로 분석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국책은행 상임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1억9640만원으로 추산된다.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행의 김 행장에 대한 2018년 연봉 예산액은 2억501만원이다. 여기에 성과상여금을 더해 최종 연봉을 결산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 대한 예산액은 1억9266만원,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에 대한 예산액은 1억9153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이는 평균 11억3125만원을 받는 4대 시중은행장들과 비교해 6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지난해 △허인 KB국민은행장은 15억200만원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은 11억5800만원 △함영주 전 KEB하나은행장은 10억2100만원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8억44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씨티은행의 박 행장(18억4400만원)과 국책은행장 중 연봉액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행의 김 행장(2억501만원)을 비교해 보면 9배나 차이가 난다. 국책은행장들이 향후 성과상여금을 받더라도 이 같은 차이는 크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사진=씨티은행)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사진=씨티은행)

알리오 공시를 보면 국책은행장들이 최근 5년간 연봉 5억을 넘긴 적은 2013년(기업은행장 5억3325만원, 수출입은행장 5억3325만원)이 유일하다. 산업은행 회장은 2013년에도 4억9804만원에 그쳤다. 기본급은 2013년 이후로 1억8000만원대에 고정돼 있고 성과상여금은 2015년 이후 1억원 중후반대로 책정되고 있어서다. 

국책은행장들의 연봉이 낮은 이유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공공기관장의 방만경영과 구조조정 등 공공기관 쇄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공공기관장 계약경영제를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 수장들에 대한 기본급여 수준이 정부부처 차관급인 1억원 후반대로 낮춰졌고, 성과급 지급항목도 간소화됐다. 

2013년 12월 공공기관 임원보수 지침이 변경돼 성과급 상한이 연봉의 최대 120%로 기존(200%) 대비 크게 줄면서 연봉 상한은 더 낮춰졌다. 실제 2013년 3억원 중반대였던 국책은행장들의 성과상여금은 2014년 1억원 후반대로 쪼그라들었다. 시중은행장들이 매년 두둑한 성과급을 받는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씨티은행의 박 행장의 경우 지난해 성과급만 13억5100만원을 챙겼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역할과 책임에 비해 수장들의 기본급여와 성과급이 낮게 책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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