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심화 청약시장···건설업계, '근심' 가득
'양극화' 심화 청약시장···건설업계, '근심'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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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신청에 신중해진 수요자···"'실수요+재테크' 모두 만족해야"
서울의 한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의 한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방 단지에서 수십대 1의 경쟁률로 뜨거운 열기를 보인 반면, 대부분의 지방은 물론 수도권 내 비인기지역 분양에서도 '완판'은 고사하고 순위 내 마감률이 10%도 안 되는 단지들이 나왔다. 향후 6월 상반기 안으로 분양물량이 집중돼 있어 건설업계의 '근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 하남시 위례신도시 '힐스테이트 북위례' 청약에는 총 939가구 모집에 7만257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77.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92㎡ 146가구 모집에는 7921명이 신청해 302.7대 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대구와 대전 등 지방 일부 광역시에서도 높은 청약률로 '완판'에 성공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1월 달서구에서 분양된 '대구 빌리브스카이'가 평균 84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고, 광주 남구 '반도 유보라'는 51대 1의 경쟁률을, 광산구 '수완센트럴시티 서희스타힐스'에는 무려 25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반면, 2순위 청약에서도 마감을 하지 못한 단지들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 28개 단지 중 12개(42.9%) 단지에서는 1순위는 물론 2순위에서도 청약 마감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꺾인 지방은 물론 인기 청약지역인 경기·인천 등 수도권 분양 단지들에서도 일반 분양물량의 90% 이상이 미달되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인천 서구 불로동에서 분양한 '인천 불로 대광로제비앙'은 555가구 모집에 단 35가구만 청약에 나서며 94%에 해당하는 물량인 520가구가 순위 내 마감을 실패했고, 경기 평택시 '평택뉴비전엘크루'도 1391채 모집에 70명만 지원해  1000여 가구가 넘는 잔여분이 발생했다.

이처럼 서울 등 일부 단지로의 청약 쏠림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함께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예년보다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에 더욱 신중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난해와 같이 집값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우선 넣고 보자'는 식의 '묻지마' 청약이 이어졌다면, 최근 무주택자 위주로 청약시장이 재편된 이후 실거주와 재테크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이른바 '되는 곳'으로만 청약통장을 꺼내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주택자 위주, 실수요자 중심으로 완전히 개편된 청약시장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거래절벽, 집값 조정이 꾸준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선 (청약신청에)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가격의 민감도도 굉장히 높아져 주변 시세보다 높은 '고분양가' 단지들의 경우 흥행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수도권 내에서도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하는 단지들이 속출하면서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분양 보증 연기 등으로 지난해 내놓지 못한 물량이 올해 대거 포함돼 있는 데다가 다음 달까지 올해 분양 물량의 32.5%인 총 9만5734가구(임대아파트 제외)가 몰려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청약제도 개편에 대출 규제가 겹치며 실수요자들의 청약 사용에 신중해진 만큼 청약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부터 이월된 분양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선택지가 다양해질지는 모르지만, 대출 규제 및 세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청약을 넣기 쉽지 않다"며 "만족스러운 실거주와 자산상승요인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쏠림현상, 지역별 양극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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