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사업자 추가 인가 속도 낼까?···후발주자들 움직임 '주목'
발행어음 사업자 추가 인가 속도 낼까?···후발주자들 움직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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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證 제재 '경징계' 일단락···당국, 인가 절차 재개 기대
'재출사표' KB證 '유력'·미래·삼성 '요원'···非초대형IB도 거론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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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그간 지지부진했던 증권업계 발행어음 차기 사업자 등장이 보다 빨리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당대출' 혐의 관련 금융당국의 제재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마무리되면서, 당국이 발행어음 사업자 추가 선정에 나설 것이란 기대에서다.  

금감원은 지난 3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부당대출' 혐의에 대해 '기관경고' 제재를 의결했다. 또 과징금과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으며, 해당 임직원에 대해선 주의~감봉으로 심의했다.

금감원은 앞서 한투증권에 임원 해임 권고, 일부 영업정지 등의 중징계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번 심의 심의 대상이 유사 선례가 없는 최초 사례인 점과 시장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이전에 제시했던 원안보다 징계 수위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예상보다 경징계로 마무리되면서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발행어음 인가 절차가 빠른 시일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차기 발행어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증권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에 의해 초대형 투자은행(IB)로 지정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앞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발행어음 '3호' 사업자에 이름을 올릴 후발주자로는 KB증권이 가장 유력하다. KB증권은 지난해 1월 금융당국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옛 현대증권 시절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 위반 이력과 합병 후 불거진 직원 횡령 사건 등으로 신청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발행어음 사업에 필요한 내부 정비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다시 출사표를 내밀었다. KB증권 관계자는 "인력·인프라 등 제반 사항 요건을 충족해 놓은 상황"이라며 "현재 당국의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 역시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대형IB인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는 발행어음 사업 진출이 다소 요원한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를 일으킨 삼성증권은 오는 2021년 1월 말까지 신규 사업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비(非) 초대형IB인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가능성도 나온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최근 가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초대형 IB에 대한 생각과 이에 따른 자본 확충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사장은 "발행어음은 시장에 자본을 공급하는 것과 자산관리의 수단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면서 "증권사는 중개 기능뿐 아니라 투자와 모험자본 공급 역할이 결부돼 함께 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초대형 IB로 가야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초대형 IB를 위한 자본 확충을 묻는 질문에서도 "신한금융지주도 긍정적인 스탠스(입장)를 갖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기 곤란하지만, 올해 안으로 초대형IB 인가가 이뤄지길 희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한금투의 현재 자기자본은 3조3726억원 수준으로, 초대형 IB요건인 4조원에 6000억원 남짓 못 미친다. 

2017년 11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IB) 타이틀을 획득한 메리츠종금증권도 호실적을 기반으로 머지 않아 초대형IB 진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연간 43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22.1% 증가한 수준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다. 네 분기 내내 1000억원대 순이익을 시현,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 이상 많은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등 초대형IB를 가뿐히 넘어섰다. 

향후 기존의 강점인 기업금융 사업부문을 포함해 브로커리지 등 자산관리(WM), 자산운용(Trading) 등 제반 영역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발휘, 초대형IB 진입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3조473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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