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8.1원 '점프'···"외국인 배당 역송금 수요 영향"
환율, 8.1원 '점프'···"외국인 배당 역송금 수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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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의 채권 매각도 한 영향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8일 원·달러 환율이 8.1원 크게 점프하며 1140원대에 진입했다. 4월 본격화된 외국인 배당 역송금 수요,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의 신흥국 채권 매각 등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8.1원 오른 1144.7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과 비교해 0.5원 오른 1137.1원에 개장한 환율은 정오를 기점으로 달러 매수세가 몰리기 시작했다. 오후 12시30분께 1140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장 막판인 오후 3시23분에는 1144.9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장중 기준으로 지난 2017년 9월28일 115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1년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이 가파르게 오른 주된 원인은 외국인 배당지급과 그에 따른 역송금 수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기업들이 본격적인 배당금 지급 시즌을 맞은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으로 받은 받은 원화를 달러화로 바꿔 본국으로 송금하는 움직임이 컸다는 것이다. 

(사진=GPFG)
(사진=GPFG)

아울러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1조달러(1138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 채권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심리적인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채권은 63억달러(7조1000억원)로 알려졌다. 원화 채권 매각은 원화 약세로 이어져 시장 참가자들이 앞서 움직였다는 얘기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압박은 물론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도 대체할 통화가 부족한 탓에 달러 강세는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환율 움직임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 기대가 신흥국 증시 투자심리 회복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9p(0.04%) 상승한 2210.60에, 코스닥지수는 0.21p(0.03%) 오른 751.9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린다. 오는 11일 대규모 배당이 예정돼 있어 다시 크게 오를 것이란 의견과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이 팽팽하다. 이와 관련 하준우 DGB대구은행 과장(수석딜러)은 "일시적인 반짝 반등이란 생각이 들지만, 배당금 지급 일정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환율이) 쉽게 밀리지도 않을 것으로 보여 경계감을 늦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3시30분 현재 1027.28원으로 지난 5일 기준가(1017.55원)보다 9.73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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