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식품·외식업계의 줄줄이 가격 인상, 이유는 대체 뭐죠?
[기자수첩] 식품·외식업계의 줄줄이 가격 인상, 이유는 대체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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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최유희 기자] "원가 인상 요인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감내해 왔지만 주요 원·부재료와 가공비 등이 지속 상승해 결국 가격을 올리게 됐습니다." 

4월이 시작됐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줄줄이 가격 인상이 2019년이 된 지 3개월 동안에도 계속됐다. 너도나도 원·부재료비 등 각종 제반 비용 상승이란 똑같은 이유로 가격을 올린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여기에 "임차료 등 관리비 상승"이라는 한 줄을 더 붙여서 가격을 올렸다.

한국소비자원이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다소비 가공식품의 2월 판매 가격을 조사한 내용을 살펴보면, 설탕과 된장, 콜라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 가격은 품목에 따라 최대 8.2%까지 올랐다. 조사 대상 30개 품목 가운데 오렌지 주스, 두부, 참기름 등 18개 품목 가격이 전달(1월)보다 올랐다. 하지만 1월 가격도 지난해 12월과 비교했을 때 이미 한 차례 상승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인 롯데리아, 맥도날드, 써브웨이, 엔제리너스커피,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 파리바게뜨 등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가격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가장 최근 맥주 '카스' 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한 오비맥주를 비롯해 CJ제일제당, 대상 청정원, 롯데제과, 빙그레 등도 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된장, 고추장, 과자, 아이스크림, 우유 등의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 이유는 하나같이 다 똑같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가격이 오른 식품을 사먹어야 하는 소비자들은 "아이고. 내 월급은 안 오르는데 물가만 계속 오르네"라는 말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각종 제반 비용 이유가 최종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 안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년간 국제 곡물 가격을 예로 들었다. 2011년과 견줘 지난해 3분기 기준 국제 소맥 가격은 30.7% 하락했다. 국내·외 시차와 국내 소맥 수입 주요 업체 운반비, 관세 등 부대비용 차이 등이 반영돼 수입가격은 32.2% 하락하면서 대체적으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그러나 1차 가공식품인 밀가루 출고 가격은 14% 하락에 그치더니 최종소비자가격은 오히려 10% 상승했다.

커피원두의 가격이 하락했으나 아메리카노, 라테 등 커피음료 가격은 오른 것과 같은 셈이다. 지난해 낙농진흥회가 올린 원유 가격과 우유 소매가격도 살펴보면 지난해 8월 낙농진흥회는 원유 가격을 4원 인상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93원에서 116원까지 가격을 올렸다.

따라서 소비자는 원재료 가격이 하락한다 하더라도 혜택을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복붙(복사 붙여넣기) 한 것 같이 죄다 똑같은 문구가 아닌 소비자가 체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함께 알려준다면 어떨까. 뭉뚱그려 "제반 비용이 상승했어요"가 아닌 "원재료 A가 얼마 오르고, 부재료 B는 얼마 올라서 결국 이만큼 올렸습니다" 이렇게 말이다.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해당 제품 맛이 좋고, 제품이 우수하다면 다들 사먹기는 할 거지만 기왕 돈 쓸 거 납득하고 사먹으면 기분 좋게 사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가격 인상 시 항상 함께 붙는 "(가격은 올리지만) 앞으로 더 나은 서비스와 높은 품질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문구처럼 '납득할 수 있는 이유'와 같은 고객 서비스 혜택을 받아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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