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분위기 속 끝난 아시아나항공 주총···"감사보고서 사태 깊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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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퇴진···이사회 후 한창수 대표이사 사장 선임 전망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29일 아시아나항공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29일 아시아나항공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재무 안정성 위기 논란으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경영 퇴진을 선언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주총을 치렀다. 아시아나항공은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은 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는 주총 직전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9일 오전 9시 서울 오정로 본사에서 제3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위기로 인해 지난 28일 박 회장이 퇴진을 결정한 만큼 주총 혼란이 예상됐으나 35분 만에 일사천리로 끝났다. 주총에는 주주 1785명이 참석했으며, 출석 주식 수는 1억3300만 주였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발행주식 수인 2억500만 주의 약 64.9%로, 보통결의뿐 아니라 특별결의 의결이 가능한 요건을 충족했다.

이날 주총에선 △제 31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5개 안건에 대해서 의결이 이루어졌다.

먼저 의장자격으로 참석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인사말에서 "감사 보고서에 대한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한정'의견을 받은 것과 관련해 큰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한다"며 "이는 마일리지 충당금 등에 대한 회계기준 적용상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었고 외부 감사인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해 재무제표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21일 아시아나항공은 외부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재무제표 등과 관련해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삼일회계법인은 "운용리스 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손상징후가 발생한 유무형 자산의 회수가능액, 에어부산의 연결대상 포함여부 및 연결재무정보 등과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한정의견을 제시한 근거를 밝혔다. 이 여파로 금호산업도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고, 주식시장에서 두 회사의 주식 매매가 지난 22∼25일 정지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곧바로 외부 감사인과 협의를 통해 재무제표를 재작성해 '적정' 의견을 받았으나 기존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던 상황보다 더 악화됐다. 정정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별도제무재표 기준 영업이익 459억원은 영업손실 351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영업손실 규모가 약 810억원 커진 것이다. 당기순손실 규모 역시 기존 124억9804만원에서 962억6216만원으로 838억원가량 늘어났다. 매출액은 기존 6조2402억원에서 6조2012억원으로 390억원 감소했다.

이에 박 회장은 이번 감사보고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 퇴진을 선언했다.

김 사장은 "일시적으로 영업비용이 증가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계적인 부담과 재무적인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실하고 투명한 경영으로 주주와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신뢰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내부회계관리 제도도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실적이 좋지 못하고 박 회장의 퇴진으로 경영진을 향해 실망감을 표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한 주주는 "내부 회계 투명성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향후에는 금번과 같은 회계 이슈로 주주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사 선임 건 등 안건에 대해선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사내이사로는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안병석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장이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선임되면서 임기가 남아 있는 정창영·이형석 이사를 포함해 총 3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곽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이 눈길을 끌었으나 그가 일신상의 사유로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곽 변호사의 후보직 사퇴는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산업은행과의 양해각서(MOU)를 연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들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경영실적 목표로 매출 6조3834억원, 영업이익 2476억원, 당기순이익 636억원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으로는 A350 4대·A321NEO 2대 도입 통한 기재경쟁력 강화와 몽골노선 신규 취항, 빅데이터 기반 타깃 시장 대응, 부가서비스 판매 확대, 화물사업 안정적 수요 확보, 안전운항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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