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주 제주항공 대표 "B737-MAX8, 안전성 확보 안되면 도입 안 해"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 "B737-MAX8, 안전성 확보 안되면 도입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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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라운지 신설', '뉴클래스 좌석 도입' 등 차별화 전략 추진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한 B737-MAX8 도입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잇단 사고가 발생한 미국 항공제조업체인 보잉(Boeing)사의 B737-MAX8 도입 방안에 대해 "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난 두 건의 항공 추락사고로 B737-MAX8에 대한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는데 만일 해당 기종에 대해 안전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행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레 기단과 노선도 늘어나고, 공급석도 확대되고 있으나 항공산업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은 '안전'에 대한 신뢰성"이라며 "이는 단순 특정 항공 종사자나 기관 뿐만 아니라 온 국민, 전 세계가 집중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에 대응하는 자사의 기조인 '안전운항체계 업그레이드'에 맞춰 기본에 충실한 모습, 백 투 베이직(Back to basic)이란 생각을 갖고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보잉사와 B737-MAX8 50대(확정 40대, 옵션 10대)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2년부터 들여올 계획을 세웠었다.

이외도 대한항공과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기존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7년까지 국내에 총 114대의 B737-MAX8가 도입될 예정이었다.

특히 해당 기종은 기존 대비 운항거리가 1000km 더 길고 연료효율성이 14% 높은 차세대 항공기로, 전 세계 많은 항공사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가 추락해 189명이 사망한 데 이어 이달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여객기 추락으로 탑승자 157명 전원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두 추락사고의 공통점은  B73-MAX8 항공기란 점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B737-MAX8에 대한 운항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일부 국가는 자체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인도네시아 국적 가루다항공은 해당기종 49대에 대한 주문을 취소했으며, 보잉사도 이미 제작된 약 5000대의 발송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 대표는 "계약의 경우 실제 도입시점이 2022년부터고, 아직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그동안 제작사가 안전성 확보에 대한 증명을 어떻게 입증하느냐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만일 도입 시점이 다가오는데도 해법이 보이지 않을 경우 계약을 재검토한 뒤 제작사에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은 올해 안전관리 부문에 대한 집중 대책 방안도 발표했다.

홍준모 제주항공 안전보안본부장은 "지난 3년간 제주항공은 안전투자와 관련해 연간 17%씩 올리고 있다"며 안전관리시스템(ESMS) 고도화를 통해 위험요소 발굴에 따른 실시간 분석 및 축적된 데이터베이스(DB)를 통해 단계적으로 안전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종과 관련한 투자도 늘려 시뮬레이터 신규도입을 통해 FSC 기반 훈련교육을 강화하고, 정비 인프라 확충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국내 지방에서 출발하는 노선 편수가 증가함에 따라 인천과 김포 뿐 아니라 올해 김해, 무안, 대구에서도 엔진, 전기와 같은 자체 항공기 정비를 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제주항공이 업계 현황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내용도 오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이달 초 각 청주국제공항, 양양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 그리고 인천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삼은 에어프레미아에 국제운송사업면허를 발급했다. 당시 업계에선 항공사가 과도하게 늘어나 과당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인천과 김포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의 국내선과 국제선 노선 슬롯이 이미 포화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신규 저비용항공사(LCC)가 3곳이 탄생하는 것에 대해 "항공수요라는 것이 단번에 안정화를 구축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으나 이 과정을 견뎌낸다면 충분히 항공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사업모델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우려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사도 현재는 국내 LCC 1위라는 타이틀을 목에 걸었지만 초창기부터 경영이 안전한 상황은 아니였다"며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만들기까지 6~7년의 시간이 걸렸고 아무리 인기가 높은 노선이라 하더라도 일정 수익을 내기까진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사진=제주항공)
(사진=제주항공)

그러면서 제주항공은 올해 인천공항 라운지 신설, 김해-싱가포르 노선에 뉴 클래스(New Class) 좌석을 도입하는 등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이 대표는 "제주항공 고유의 산업모델인 운임 경쟁력을 계속 지속하면서 고객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운임을 차등 적용해 판매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운영하기도 하고 오는 7월엔 자사가 가장 많은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인천공항에 LCC 최초로 라운지도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고객이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해 그에 맞는 요금만 지불하는 '운임 차등제'를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제주항공은 같은 달, 김해-싱가포르 노선 최초 운항을 시작하면서 기존 30인치보다 앞뒤 좌석 간격이 10인치 넓어진 뉴클래스 좌석도 운영할 예정이다.

단일기종인 B737-800의 189석에서 174석으로 줄이고 그중 12석을 뉴클래스 좌석으로 전화한다는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해당 좌석에 △사전 좌석 지정 △리프레시 포인트 추가 적립 △우선 수속과 탑승 △기내식 제공 △인천공항 라운지 이용 등의 서비스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제주항공이 변화하는 여행 형태에 맞는 고객 경험 요소를 갖추고, 새로운 충성고객을 만들어 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한중 항공협상 타결에 따라 항공사 배분을 앞둔 중국 노선과 관련해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수요가 큰 지역, 특히 제주항공이 이미 취항하는 도시를 우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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