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한정' 아시아나채권 상장폐지…1兆 ABS 투자자 '불안'
감사의견 '한정' 아시아나채권 상장폐지…1兆 ABS 투자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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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상환 가능성 높아…ABS로 파장 확산 '주목'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600억원)가 상장폐지된다. 해당 채권은 원리금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리스크가 번질 수 있어 1조원이 넘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다른 회사채 투자자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2017년 10월 발행된 600억원어치의 채권(아시아나항공86)이 오는 4월 8일 상장 폐지된다고 24일 밝혔다. 거래소 측은 해당 채권 상장폐지 이유에 대해 '감사범위제한에 따른 감사의견 한정'을 지목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부적정·의견 거절·한정'을 받은 회사의 채권은 상장이 폐지된다. 주식은 감사의견 한정을 받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뿐 거래는 지속되지만 회사채의 경우 주식보다 높은 투명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86'의 매매거래는 25일부터 27일까지 정지되고, 28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아시아나항공86이 상장폐지 대상에 오르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만기인 다음 달 16일에 문제 없이 원리금 상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정리매매 전까지 재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받으면 거래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고, 채권 만기가 다음달 25일이어서 회사 측이 정상적으로 상환만 해준다면 정리매매 기간이 지나도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ABS란 회사채와 기업어음,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발행한 금융상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ABS 발행 잔액은 1조1328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이 ABS를 판매할 때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현재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더 낮추면 즉시 상환 조건이 발동된다’는 특약을 걸려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BS와 회사채에 걸린 특약이 한꺼번에 발동되면 아시아나항공이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회사는 차입금 3조4401억원 중 올해에만 9578억원을 갚아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1조3000억원이 넘는 ABS와 회사채를 당장 갚기 위해선 상당한 유동성을 조달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783억원이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며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장기 신용등급은 ‘BBB-’, 단기 등급은 ‘A3-’이다.

한편 거래소는 감사의견 한정에 따라 오는 28일 아시아나항공을 KRX300, KRX300 섹터지수에서 제외하고 금호산업은 KRX건설 및 KRXMid200 지수 등에서 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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