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중국 부실 문제없다" 외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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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유동성 지원해 문제 없어"
하나은행 중민투 자회사 2곳에 4800억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취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은행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국민생투자그룹 부실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

KEB하나은행의 중국 유력 합작투자사인 중국민생투자그룹(이하 중민투)이 최근 유동성 부족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데 대한 지성규 신임 하나은행장의 자신감 넘치는 답변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지 행장은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신관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민투의 경우 중국 정부가 순자산가치가 순부채가치보다 훨씬 많아 유동성을 지원한다고 명확히 표시를 했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 내 '중국통(通)'으로 꼽히는 지 행장은 중국에 대해 '마술이 있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실) 문제가 한국에서 생기면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중국은 정부가 방향을 정하면 그 방향에 대해서는 틀림없이 실행이 된다. 시장에 신뢰를 주는 부분"이라고 했다. 

최근 중민투는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놓고 중국 정부의 주도 아래 중국수출입은행과 채무재조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과거 하나은행이 중민투 자회사 2곳에 지분투자, 자금대여 등으로 4800억원에 달하는 돈을 투자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하나은행은 중국 재보험 시장에 진출하고자 중민투의 싱가포르 자회사인 중국민제에 2억달러(현재 장부금액 2285억원)를 투자해 지분 9.1%를 취득했다. 다만 중민국제의 투자지분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으로 분류돼 부실화시 손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자본에 반영된다. 

문제는 지난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중민투가 각각 25%, 75%를 투자해 설립한 중민국제융자리스다. 하나은행의 최초 지분 취득가액은 1368억원으로, 현재 장부가치는 203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중민국제융자리스에 475억원을 추가로 대출해 줬다. 중민국제금융리스의 투자형태는 관계기업부투자지분과 대출채권으로, 부실화시 손익 및 자본에 모두 반영된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금융1실 책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하나은행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중민국제융자리스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2513억원은 지난해 하나은행 당기순이익의 13% 수준"이라며 "중국의 경기둔화와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중민투가 단기자금을 조달해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했기 때문에 당분간 유동성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5년 5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사진 가운데)과 김병호(사진 왼쪽 두번째)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민생투자 유한공사와의 협정식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
지난 2015년 5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사진 가운데)과 김병호(사진 왼쪽 두번째)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민생투자 유한공사와의 협정식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

중민투에 대한 투자는 지 행장이 중국 사업을 주관했던 시기에 이뤄졌다. 때문에 행여 대규모 부실이 현실화할 경우 지 행장에 책임을 묻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 행장은 2007년에는 통합 중국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설립단 팀장, 2010년엔 하나금융지주 차이나데스크 팀장을 맡았다. 이어 지주 글로벌전략실장을 거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초대 은행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중민투의 중민국제금융리스 설립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독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5년 일부 언론은 하나금융과 중민투의 중민국제융자리스 설립에 대해 둥원뱌오(董文標) 중민투 회장과 김 회장의 6년 인연이 결실을 맺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쪽에서는 둥 회장이 지난 2010년 민생은행 행장이던 시절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한 김 회장이 만찬 자리에서 "민생은행이 리스 회사를 차리면 잘될 것"이라고 논의한 것이 현실화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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