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전셋값 추가 하락해도 금융시스템 위험 크지 않아"
한은 "전셋값 추가 하락해도 금융시스템 위험 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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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최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전세가격이 추가 조정되더라도 금융시스템 안정성 측면에서 위험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임대가구의 재무상황과 보증금 반환능력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데다, 전세자금대출의 우량 차주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19일 한국은행은 '최근 전세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연도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보증금 부채를 보유한 주택임대가구를 대상으로 했다. 2018년 환산 가구 기준 약 211가구로, 전체 1969만가구의 10.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최근 지방에 이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주택 전세가격의 하락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 전세가격은 2017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2.6% 하락했다. 수도권 전세 가격은 2017년말 이후의 나타난 내림세가 지난해 9~10월중 잠시 둔화됐다가 11월부터 다시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2017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로만 계산하면 2.1% 하락이다. 

전세가격 하락은 일차적으로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이 대체로 양호한 점을 고려할 때 관련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한은 측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임대가구의 소득구성을 보면 고소득(4~5분위) 비중이 2018년 3월 현재 64.1%로 전체가구(40.0%)를 크게 상회한다"고 했다. 아울러 가구당 평균 8억원 수준의 실물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임대가구의 총자산(금융+실물자산) 대비 총부채(보증금 포함) 비율이 26.5%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체 임대가구중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이 100%를 초과하는 가구 비중은 2018년 3월 현재 0.6% 수준에 불과했다.  

전세자금대출 차주는 신용, 부채 보유구조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였다. 지난해 3분기말 현재 고신용(1~3등급)차주의 대출 비중이 81.9%, 비다중차주의 대출 비중이 75.3%로 전체 차주(고신용 70.3%, 비다중 67.6%)를 상회했던 것이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전세자금대출의 건전성도 탄탄하다는 진단이다. 전세자금대출이 주로 보증부로 취급되고 있어 부실 대출 발생시 금융기관이 보증기관 대위변제를 통해 대출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더불어 국내은행 전세자금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6월말 0.18%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 0.25%를 하회했다. 

다만 가구별, 지역별, 주택유형별로 전세가격 조정폭이 상이해 전세가격이 큰폭 하락한 지역이나 부채레버리지가 높은 임대주택 등을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증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 경우 전세·매매시장 위축은 물론 금융기관의 대출건전성 저하, 보증기관의 신용리스크 증대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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