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트윈타워 지분매각으로 촉발된 LG상사 '계열 분리설'
[초점] 트윈타워 지분매각으로 촉발된 LG상사 '계열 분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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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승계 원칙' 전통으로 재계도 확신하는 분위기
LG그룹 측 "지분 보유할 이유가 없어진 것 뿐" 부인
구본준 부회장.(사진=LG그룹)
구본준 부회장.(사진=LG그룹)

[서울파이낸스 서예진 기자] LG상사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소유 지분을 지주사인 ㈜LG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구광모 회장이 새 총수 지위에 오르기 전까지 LG그룹을 이끌었던 구본준 부회장을 중심으로 LG상사의 계열분리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상사는 내달 1일 ㈜LG에 트윈타워 토지 2161㎡와 건물 2만3920㎡ 등을 1335억8700만원에 매각한다. 이는 전체 자산 총액 대비 2.69%에 해당하는 규모다. LG상사가 지분매각을 진행하면 ㈜LG는 트윈타워 지분을 100% 소유하게 된다. 

앞서 LG상사는 올 2월 종로구 LG광화문빌딩에 입주하고 있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와 사무공간을 맞바꿨다. LG상사는 공시에 거래목적으로 "자산운용 효율화"라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유추해 본다면, 각 사별로 떨어져 있는 사무실을 한데 모아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상사로서는 상주하지 않는 트윈타워의 지분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계열 분리를 위한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LG그룹은 지금껏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새 총수가 선임되면 선대 회장의 형제들은 독립하는 전통을 이어 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 GS그룹과 LIG그룹, LS그룹이다. 앞서 계열분리 과정에서 분리 대상 회사들은 트윈타워를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올해부터 '구광모 친정 체제' 구축에 나서면서 구본준 부회장은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LG전자 기타 비상무이사도 권영수 ㈜LG 부회장에게 넘기면서 사실상 LG그룹 경영에서 참여하지 않는 상태다. 대신 구 부회장이 일부 계열사을 기반으로 계열 분리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재계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 중 계열분리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회사가 LG상사다. LG상사는 ㈜LG가 지분 24.69를 소유하며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9조9882억원, 영업이익은 1656억5935만원을 달성한 바 있다. 또 무역 중계 중심의 사업을 펼치면서 계열 분리 후 LG그룹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지 않다. GL상사의 시가총액은 18일 기준 6861억원이다.

무엇보다 구 부회장은 LG그룹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의 3남으로 2007~2010년 LG상사 대표이사를 지냈고, 2017년까지는 LG상사의 지분 3.01%를 소유한 최대주주였다는 점도 계열분리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으로 꼽힌다. 

만약 구 부회장이 계열분리 과정에서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LG 지분 7.72%를 매각한다면 LG상사 지분을 사들일 자금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구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1조원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LS그룹, GS그룹 등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 하기 전이나 후에 트윈타워를 떠난 전례가 있다"며 "LG상사를 통한 계열분리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LG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설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예전에 LG상사가 자회사로 편입이 안 된 상태에서 트윈타워의 한 층을 쓰다보니 지분을 갖고 있었던 것이고 현재는 자회사로 편입된데다 광화문으로 이동하면서 지분을 가질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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