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과잉공급 우려···웨이퍼 생산라인 10년 새 '두 배'
글로벌 반도체 과잉공급 우려···웨이퍼 생산라인 10년 새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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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0㎜ 팹 9곳, 12년 만에 최대 증가···중국이 5곳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올해와 내년 300㎜ 웨이퍼 팹(반도체 생산라인)의 신규 가동이 집중적으로 이어지면서 반도체 과잉공급 우려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하락국면(다운턴)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인데, 특히 반도체 굴기를 외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중국에서 설비 가동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업계 판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18일 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등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새로 가동에 들어가는 300㎜ 웨이퍼 팹은 모두 9곳으로, 지난 2007년(12곳)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에도 6곳이 추가로 가동될 예정이어서 지난해 112개였던 전 세계 300㎜ 웨이퍼 팹은 내년 말까지 127곳으로 13.4% 늘어나게 된다. 이에 과거 150㎜와 200㎜ 웨이퍼 위주였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300㎜ 웨이퍼가 주력으로 부상했던 2008∼2009년(각 68곳) 이후 10년 만에 2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웨이퍼는 클수록 생산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300㎜ 웨이퍼 팹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공급 물량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와 내년 가동이 예정된 15곳 가운데 대부분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어서 최근 가격 급락세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메모리 업계에 추가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새로 가동에 들어가는 300㎜ 웨이퍼 팹 9곳 가운데 절반 이상인 5곳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발 과잉공급’ 우려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사업이 애초 예상만큼 고속성장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포함하는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가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벽에 부딪힌 데다 기술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외국기업 인수합병(M&A)으로 눈을 돌렸지만, 미국의 견제로 잇따라 고배를 마셨고, 생산시설 고도화를 위한 장비 수입마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거부로 사실상 막힌 상태다.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앞으로 몇 년간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낮출 수는 있겠지만 미국의 견제 등으로 난항을 겪을 것”이라며 오는 2023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도 8.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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