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친정 체제' 공고화···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구광모 친정 체제' 공고화···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 부회장, LG전자·디스플레이·유플러스 이사회 의장 맡아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권영수 ㈜LG 부회장. (사진=LG)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권영수 ㈜LG 부회장. (사진=LG)

[서울파이낸스 서예진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5일 각 계열사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권영수 ㈜LG 부회장에 주요 계열사 의장직을 맡겼다. '구광모 친정 체제' 공고화와 함께 권 부회장이 그룹 내 영향력도 크게 강화됐다.

이날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 5곳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진용을 새롭게 꾸렸다. 각 계열사 이사회 인사들이 대거 물갈이되면서 새 판이 짜였고, LG그룹 4세 경영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이날 오전 열린 LG전자와 LG화학 주총에서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동생이자 LG그룹 2대 주주인 구본준 부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구 부회장은 2017년 1월부터 맡고 있던 ㈜LG 부회장직에서도 이달 말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친정 체제 안착에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구 부회장이 물러난 자리는 권영수 ㈜LG 부회장이 채웠다. 권 부회장은 지난 1979년 LG전자 기획팀으로 입사해 재경팀장을 거쳐 2006년 재경부문장 사장 자리에 오른 '재무통'이다. 경영자로서는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전지사업, LG유플러스 등을 이끌었다.

LG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권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이사회는 조성진·정도현 사내이사와 권영수 기타비상무이사, 이상구·백용호·김대형·최준근 사외이사 체제로 재편됐다.

또 LG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권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했다. 그동안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겸하고 있었다. 향후 조 부회장은 경영에만 전념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도 주총을 통해 이사회를 새롭게 꾸리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이날 LG디스플레이는 권 부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고, 이사회를 열어 그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그간 한상범 부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왔다.

이같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것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라는 평가다. 또한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재계의 움직임에 발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SK㈜도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하도록 했던 기존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한편 권 부회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최대 계열사 세 곳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핵심 계열사 의사 결정에도 참여하게 됐다. 구 회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권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를 이끌게 된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주총을 통해 구 회장의 영향력이 강화됐다고 보고 있다. LG그룹 핵심 사업인 전자·화학·통신을 모두 거쳐 폭넓은 전문성을 가진 권 부회장은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구 회장이 구상하는 신성장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