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당첨가점 50점→30점 '뚝'···제도 개편·시세 수준 분양가 영향
청약 당첨가점 50점→30점 '뚝'···제도 개편·시세 수준 분양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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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자이 3차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들이 안내원들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GS건설)
지난해 경기 고양시에서 분양한 한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들이 안내원들에게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GS건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부동산시장 냉각이 계속되면서 분양 아파트 당첨 가점 커트라인이 크게 낮아졌다. 연말·연초까지 50점을 훌쩍 넘었던 최소 당첨 가점이 최근 30점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는 청약 제도가 무주택자 위주로 개편된 점은 물론 새 아파트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되자 수요자들이 느끼는 청약시장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불안감을 드러낸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 당첨 가점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7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는 4.43대 1의 경쟁율을 기록하며 전 평형 1순위 마감했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 1군 건설사의 컨소시엄 물량임에도 불구하고 최저 당첨 가점은 11점에 불과했다. 

해당 단지에서 나온 청약 가점 11점은 청약통장 가입기간 2년 이상(4점)에 무주택기간 1년 미만(2점)의 미혼(부양가족 0명. 5점)이면 가능하다. 즉, 이제 막 1순위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이다.

서울에서도 당첨 가점이 낮아지긴 마찬가지다. 같은날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도 11.1대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지만 최저 당첨 가점은 36점을 기록했다.

36점은 청약통장 가입기간 4년(6점), 부양가족 수 3명(20점), 무주택기간 4년(10점)이 필요하다. 30·40대 신혼부부와 2자녀 가구라면 이 요건을 어렵지 않게 갖출 수 있어 실수요층에 해당하는 30점 전후 가점 보유자들도 서울에서 내집 마련이 가능해진 상황이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작년을 되돌아보면 대조적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분양한 서울 아파트 당첨자의 평균 청약 가점은 58.4점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분양한 강남구 '디에이치자이개포'(1246가구 모집, 3만1423가구 지원)는 최저 당첨 가점이 60점을 넘은 타입이 전체 12개 타입 중 8개였다. 지난해 평균 91.6대1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은평구 'DMC SK뷰'의 경우 최저 당첨 가점은 55점이었고 청약 만점(84점) 당첨자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분양한 아파트 가격이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되면서 청약 시장 열기가 사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분양가격이 9억원 넘는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9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기분양자는 현금을 최소 수억 원은 쥐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일명 '로또 분양' 열풍이 불면서 높은 점수의 청약통장 보유자들이 대거 청약에 뛰어들었다"며 "하지만 최근 집값이 하락하면서 분양받은 새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줄면서 실수요자들이 선뜻 청약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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