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항공회담···업계, 운수권 확대에도 웃을 수 없는 까닭
韓-中 항공회담···업계, 운수권 확대에도 웃을 수 없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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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사 급부상해 국내 항공사 위협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한국과 중국이 5년 만에 본격적인 운수권 논의를 위해 협상한다. 국적 항공사들은 최근 몽골 독점 운수권을 해소하고 파리 운수권을 늘린 데 이어 이번 중국과의 협상도 타결해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중국 항공사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급성장 중인데, 협상 결과에 따라선 국내 항공사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중 항공당국은 13일부터 오는 15일 중국 난징(南京)에서 항공회담을 진행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항공운항 활성화를 위한 운수권 증대, 지정항공사, 공동운항(code share) 설정 등 주제가 집중 논의된다.

앞서 한중 양국은 지난 2014년 항공회담에서 17개 신규 노선 개설 및 12개 기존 노선 운항 횟수 증대에 대한 합의 이외 진전이 없었다. 양국이 5년 만에 운수권 논의를 위한 본격적인 테이블을 마련한 것은 중국의 항공사들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고 올해 9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베이징 다싱(大興) 신공항을 개항하는 등 중국 국내상황이 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 운수권이 늘어나면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이 시장 확대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 항공사 사이에서는 중국 항공사의 부상을 위협으로 느끼는 기류도 감지된다. 중국이 과거 중동 항공사들처럼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활용해 운임을 낮춰 상대국 항공사를 고사시킨 뒤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다. 2017년 기준 중국 항공사들이 보유한 항공기 87%(3218대 중 2787대)가 소형기여서 운항 거리 제약으로 한국·일본·동남아 등 인접국에 저가 물량 공세를 펼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항공사의 저가 공세로 같은 노선에서 경쟁한 미국 아메리칸에어라인과 하와이안항공이 일부 중국노선을 철수하고, 캐세이퍼시픽이나 타이항공 등 아시아 항공사들이 실적악화에 따라 인력을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을 벌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내 항공산업에 영향을 많이 끼칠만큼 저가 물량 공세에 따른 부분에 대해 우려가 되는 건 사실"이라며 "건강한 시장경쟁을 위한 대화도 많이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이동거리도 짧고 각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특색이 있어 여객들도 많이 탑승하는 인기 노선이기에 이번 항공회담을 통해 괜찮은 운수권 배분도 물론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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