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현대重-대우조선 결합심사 외국이 참고할만한 결론낼 것"
김상조 "현대重-대우조선 결합심사 외국이 참고할만한 결론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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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019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서예진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는 다른 국가 경쟁당국이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유럽연합(EU) 양자협의회 참석차 벨기에를 방문 중인 김 위원장은 이날 브뤼셀 한국문화원에서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통해 "어느 경쟁당국보다도 한국 공정위가 먼저 (기업결합 심사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건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매각이 최종 확정되려면 한국 공정위뿐 아니라 이번 계약에 영향을 받는 다른 국가의 경쟁 당국의 심사 문턱도 넘어야 한다.

세계 1, 2위 규모의 두 조선사가 하나가 되는 만큼 이번 인수합병이 조선업계 전반의 경쟁을 제한한다고 볼 수 있느냐가 심사의 중요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운반선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26.5%, 대우조선이 28.7%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고, 대형 LNG운반선의 경우도 세계 발주량의 70% 이상을 두 조선사가 수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경쟁당국에서도 한국 공정위의 심사 결과를 주목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팔이 안으로 굽는 식'의 봐주기 심사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현대-대우 합작사를) 내셔널 챔피언으로 키우기 위해 그런 방향으로 결론내린다고 해도 다른 국가에서 오케이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다른 경쟁당국이 우리 판단을 무리 없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어느 경쟁당국보다도 한국 공정위가 먼저 결론을 내리고, 외국 경쟁당국에서 우리 판단을 참고할 수 있는 수준의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이 파산 등으로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에 "파산 가능성도 기업결합 심사에서 고려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간담회 전 EU 집행위원회 요하네스 라이텐베르거 경쟁총국장과 양자 협의회를 갖고 경쟁법 집행체계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경쟁법 관련 사건 대부분이 4차산업혁명 융복합의 충격을 받고 있으며, 세계적 사건으로 발전하는 시대"라며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도 글로벌한 사건이 되기 때문에 주요 경쟁당국이 한국의 조치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예측 가능하게 경쟁법을 규율할 수 있는 전 세계적 합의는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이와 관련해 작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경쟁법 조사·집행 다자간 체제'(Multilateral Framework on Procedures in Competition Law Investigation and Enforcement·MFP)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어떤 국가 주도로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 각국 경쟁당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며 "5월 콜롬비아에서 열릴 국제경쟁네트워크(International Competition Network·ICN) 회의에서 이 사안이 논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라이텐베르거 총국장은 '진공'이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며 "경쟁법 국제규범의 진공, 다시 말해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논의와 관련해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세계화와 지방화의 합성어)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안정된 국제규범이 마련돼 있지 않아 각 국가는 각자의 산업적 이익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경쟁법 분야의 글로컬라이제이션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기술적으로 선도자라고 하기 어렵고 정치적 협상력도 부족한 한국 정부가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선의 방법은 모든 논의를 쌍무가 아닌 다자 논의 틀로 가는 것"이라며 "아울러 재벌개혁·갑질·공정거래법 전부 개정 등 국내 논의가 세계적 흐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지속할 수 있는 개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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