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38노스 "北동창리 발사장 정상가동 상태 복귀"…트럼프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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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촬영 위성사진 분석, 회담 결렬후 공사 진척, 의도 주목
美전문가 "판단 일러…文대통령에 보내는 중재 요청 메시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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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가동 상태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언론보도와 북한전문 사이트들의 분석이 잇따라 제기됐다.

미국이 정보자산을 동원해 동창리 발사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미 압박 차원에서 발사장을 통상적 가동 상태로 되돌리는 것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기로에 선 북미협상의 향배가 한층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틀 연속 '실망스럽다'는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미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이달 6일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를 재건하려는 공사가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이런 공사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시작된 것이라면서, 이런 공사와 발사장 여타 지역의 움직임을 종합해 볼 때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예전의 통상적 가동 상태로 돌아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도 지난 6일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대와 수직 엔진시험대의 주요 부품 복구를 계속하면서 이를 정상가동 상태로 되돌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수직 엔진시험대와 궤도식 이동 구조물, 연료·산화제 저장고 지붕들의 재조립 상황을 언급하며 "이런 조처들은 작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서해 발사 시설에서 북한이 취한 완만한 해체로부터 복원에 이른 것"이라고 전했다.

38노스와 CSIS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비핵화 조치의 하나로 폐기를 약속했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복구 작업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도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염두에 두고 동창리 시설 폐기 행사를 위해 현장을 손본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결렬 후 북한에 돌아간 이후에도 복구 공사가 진척되고 있는 점에서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ICBM 카드'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복구 움직임에 대한 보고서 및 보도들과 관련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하기에 앞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김정은에게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매우 이른 리포트"라면서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게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언급은 자제했지만 이틀 연속 실망감을 표현한 가운데 특히 이날은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달지 않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자. 약 1년 내에 알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북미협상 중단 의도로 보기엔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됐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는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이 동창리 발사장을 정상가동 상태로 되돌린 것 같다는 CSIS의 분석과 관련해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중대 사건인지,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협상을 깨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없다"면서 "협상 종료의 신호인지 북한의 전략구사인지는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도 "지금으로서는 버시바우 전 대사의 생각이 옳다고 본다"면서 "북한이 도발로 귀환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진 약속이었음을 거론하면서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만 보내는 압박전술의 메시지가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재자가 되어달라'며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CSIS의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를 통해 이날 동창리 발사장의 정상가동 상태 관측을 내놓은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이는 중요한 움직임이다. 하노이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세계에 보내는 (북한의) 고의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그는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해체 작업이 진행되던 동창리 발사장이 복원된 것"이라면서 "북한은 평화선언도, 연락사무소도 원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원하는 것은 제재완화이고 2017년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나쁜 사이클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 대통령은 내년에 선거(총선)가 있고 시간이 별로 없다"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과) 고위급 대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테리 선임연구원도 "현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어려워 보이고 판문점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이나 (한국 정부의) 고위급 (대북) 특사 파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결실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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