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외교 무대에 빠지지 않는 이재용 부회장···정부와 관계회복?
경제외교 무대에 빠지지 않는 이재용 부회장···정부와 관계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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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출범 이후 4차례 외교행사 참석
일부 시각 "대법원 판결 앞두고 부적절"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 겸 통합군 부총사령관이 26일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반도체 생산라인 등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 겸 통합군 부총사령관이 26일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반도체 생산라인 등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서예진 기자] 인도 노이다공장 준공식, 3차 남북정상회담, 모디 인도 총리 방한 환영 오찬, 모하메드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 초청 오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참석한 공식 외교행사다.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과 남북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이 부회장이 공식 외교행사에 참석한 것은 모두 네 차례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외교행사 참석이 지난해 7월부터 몰려 있다는 점을 들어 삼성과 현 정부의 관계가 출범 직후에 비해 상당히 회복됐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공장 준공식에서 인도를 첫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수행했다. 이는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렸던 이 부회장이 출소 후 처음으로 참석한 외교행사다. 당시 이 부회장이 노이다공장 준공식에서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일행의 안내 역할을 맡게 된 것도 모디 총리 측의 참석 요청 때문이었다.

또 지난해 9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 방북 특별 수행단으로 문 대통령과 2박3일간 동행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 측은 이 부회장을 극진하게 대접했다고 한다. 방북길에 올랐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물론 모든 고위급 간부들이 이재용 부회장을 부통령처럼 대접할 만큼 경제발전의 의지가 대단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북한 측이 정상회담 기간 동안 이 부회장에게 대북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수차례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이 부회장을 비롯해 대기업 총수들을 동행시킨 것은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기업에게 남북경협 투자를 독려하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방북이 긍정적인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 부회장은 외교행사에 빠지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모디 총리 방한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청와대 환영 오찬에 초청됐다. 불과 닷새 뒤인 지난달 27일에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 청와대 초청 오찬에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참석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왕세제를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외교행사는 아니지만 올해 들어 당정청과 이 부회장은 잦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신년 인사회와 기업인 간담회에서는 문 대통령을 만났으며, 이낙연 국무총리도 삼성전자 수원공장을 방문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삼성전자 화성공장을 방문해 "혁신성장에 있어 벤처기업들이 중요하지만 대기업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많이 응원하고 기대도 크다"고 말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제외교에서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삼성이 경영정상화를 이루면서 현 정부의 외교역량에 보탬이 됐다는 점에서다.

다만 한 재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주력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의 협조가 절실한 시점일 것"이라며 "그러나 과거처럼 정부가 기업인들을 필요할 때만 '호출'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올해 안으로 예상되고 있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경제활력 회복을 최우선으로 내건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재계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이 투자하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봐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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