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분리 발주,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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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프로젝트 진행…표면상 합격점
일괄발주 선호 '여전', 인식전환 절실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philip1681@seoulfn.com 정보통신부가 지난 4월 SW(소프트웨어) 분리발주를 발표한데 이어 7월에 법제화가 이뤄지면서 속속 그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불공정한 하도급 폐해와 기술력보다는 영업력과 기업의 규모에 의해 수주 여부가 결정돼, 고통받았던 SW업체들은 이러한 현상을 고무적으로 여기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 이후에도 이러한 정부의 의지가 그대로 이어질지에 대해 염려를 표시하고 있다. 또한 발주기관이 중소SW업체들의 높아진 기술력과 신뢰도를 제대로 인정하려는 인식 전환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한국소프트웨어 진흥원 제공 © 서울파이낸스

■‘기준 정립 시급’
정보통신부의 SW분리발주 가이드라인은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다.
16일 한국소프트웨어 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식품의약품 안정청, 소방방재청, 제2정부통합 전산센터, 우체국 등 10개의 프로젝트가 SW분리발주 됐다. 이는 SW분리발주 시범사업을 진행할 통일부, 문화관광부, 정통부 등은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각 기관별로 SW의 분류 체계가 달라 발주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KAIT(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는 매년 표준산업분류 중 SW 및 컴퓨터 관련 서비스 항목을 통해 SW분류체계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GS인증 시험을 할 때에는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가 제시한 SW분류체계로 SW품목을 분류하고 있으며, 정보통신부 또한 올 상반기 SW분리발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분리발주 가능 SW 분류 체계를 다시 마련했다. 이들 세 개의 분류체계가 각기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정통부에서 제시한 분리발주 가능 목록에서 그룹웨어와 BPM(비즈니스프로세스관리)·KMS(지식관리시스템) 등은 KAIT와 달리 별도의 항목이 없어 기타 SW나 사무용 SW로 분류되고 있다. 또 최근 재무·회계 관리 솔루션이나 인사 관리 솔루션 등은 ERP(전사자원관리) 솔루션에 통합되는 추세이지만 분리발주 SW분류체계에서는 이를 따로 분류하고 있다.

■정부의 의지와 인식전환 절실
겉으로 보기에는 SW 분리발주가 순조로워 보이지만, 아직까지 현실의 벽은 높아 보인다. 우선 아직도 발주기관에선 예산 절감과 업무의 복잡성을 이유로 일괄 발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발주기관 입장에서는 SW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낮기 때문에 제값을 주고 지불하기 보다는 가격을 크게 깎으려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일괄 발주의 경우 프로젝트를 위해 접촉하는 업체가 1곳인데 반해, 분리발주의 경우 그 수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일선에서는 번거로움을 이유로 여전히 분리발주에 대한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SW업체의 A/S가 아직도 부족하다는 인식도 여전하다.
또한 대선이 끝난 이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을 때, 과연 기존의 SW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할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SW업체 관계자들은 이러한 의문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이전의 정책들이 일관성 없이 변동이 심했음을 감안해 볼때 결코 신빙성이 떨어지는 주장은 아니다.
이에 대해 화이트정보통신의 김진유 대표는 “SW분리발주를 비롯해 정부의 SW 살리기 정책은 장기적으로 볼때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단, 발주기관의 인식 전환과 정부의 정책 추진의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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