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시장 경쟁 격화,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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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썬, IBM, EMC등 스토리지 제품 강화
금융권 중심 시장 확대...SMB 공략 '관건'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philip1681@seoulfn.com 한국IBM, 한국HP, 한국EMC, 한국썬 등의 업체들이 스토리지 부문 강화에 잇달아 나서면서, 국내 스토리지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버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주요 업체들이 이제는 무대를 바꾸고 나타난 형국이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스토리지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거나 관련 임직원이 직접 방한해 스토리지 강화에 대한 전략을 밝히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IDC 제공     © 서울파이낸스
■왜 스토리지인가?
최근 스토리지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확장일로에 있다.
전 세계 스토리지 시장은 2007년 기준 500억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컨텐트 관리 및 아카이빙이 46억 달러, 보안이 42억 달러, 가상화가 12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해 볼때, 스토리지 시장의 성패는 향후 기업의 운명으로까지 직결될 수 있다.
국내 시장을 살펴보면, 금융권의 차세대 시스템 시장 확대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한다. 특히 은행의 경우 실시간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교환되고 저장돼야 하기 때문에 스토리지에 대한 요구가 상당히 높고 까다롭다. 포털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업계와 인터넷 데이터센터·공인전자문서보관소 등 신규 시장의 창출도 큰 요인으로 꼽힌다.
더욱이 미국의 경우 법에 의해 일반 기업이 쓰는 모든 데이터를 7년 이상 보관해야 하는데 반해 아직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는 것도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예상케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사의 경우 모든 데이터를 7년 이상 보관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성향은 국내 대기업에게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신제품 출시 '봇물'
최근 관련 업체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스토리지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HP의 경우 블레이드 스토리지 확산에 주력하면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13일 SMB(중견·중소업체) 시장을 겨냥한 HP StorageWorks All-in-One SB600c Storage Blade를 출시했다. ‘칼날’이란 뜻의 블레이드는 두께가 아주 얇은 초박형 서버를 말한다. 한 섀시 안에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스위치, 관리 툴, 어플라이언스 등을 책꽂이처럼 차곡차곡 쌓는 고밀도 제품으로 공간 활용도, 시스템 관리 용이성, 업무 효율성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썬은 지난 6일 x64 및 스팍 서버에 적합한 스토리지인 ST2500과 하이엔드 시스템인 ST9900V를 출시했다. 타사에 비해 스토리지 시장의 진출이 늦은 썬은 2005년 6월, 76억 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스토리지 텍을 인수하면서 스토리지 시장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한국IBM은 SMB용으로 암호화, SAS 및 SCSI 연결 기능을 갖춘 LTO 4 제품과 엔터프라이즈급용 가상화 기능의 TS7700, 메인프레임지원의 TS3400 등을 지난 2분기에 출시했다. 특히 테이프 스토리지에 대한 강화 방침을 여러차례 밝혔다. 테이프 스토리지의 경우 VTL(가상 테이프라이브러리)의 등장, 디스크 드라이브의 가격 하락 등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2분기 IBM의 테이프 스토리지 관련 매출은 오히려 전년대비 19%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0일 방한한 신디 그로스맨 부사장은 "테이프 스토리지 시장은 활용 분야가 바뀔 수는 있겠지만 지속 생존할 것"이라며 "전력소모, 관리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테이프가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SMB 공략이 관건
최근 업체들이 내놓는 제품들은 SMB 시장을 겨냥한 것이 대부분이다. 기존에 대기업을 겨냥한 제품이 주종을 이룬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대기업의 경우 거래 규모가 크다는 장점이 있지만, 거래의 성사 여부에 따라 실적의 급등락이 심하기 때문이다. 한국시장의 경우 전 세계 스토리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안팎으로 매우 작기 때문에 이러한 빅딜 여부에 따라 점유율 변동이 심한 편이다. 즉,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하고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각 중견·중소기업들이 요구하는 조건은 오히려 까다롭다.
SMB 시장의 고객들은 기능이 제한적인 대기업용 솔루션 보다는 자신들의 요구에 특화돼 개발된 맞춤형 솔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HP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SMB의 2/3 가량이 자사 요구에 대해 맞춤형으로 개발된 기술 제품들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업체의 관계자는 “대기업 시장이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지금, 각 업체들은 필연적으로 SMB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제품별 성능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맞춤형 제품을 얼마나 잘 만들어내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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