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보는 2003년 은행 경영전략
앞서보는 2003년 은행 경영전략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2.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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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된 화두는 규모-이익 '균형점 찾기'
2003년 국내 은행들은 규모와 이익 증가의 균형점을 찾는데 몰두할 전망이다. 규모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의 여전한 과제가 될 것이며, 방카슈랑스 허용 등에 따른 수익원 다각화 및 타업종 제휴도 만만치 않은 행보가 될 전망이다.

▶예금-대출 폭증 이은 후폭풍은?

2000년∼2001년 은행들은 몰려 오는 자금(예금)을 주체하지 못했다. 두 해의 총예금 증가율은 각각 25.1%, 12.6%(말잔 기준)으로 총 130조원의 예금이 은행으로 몰렸다. 특히 은행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국민은행을 비롯한 일부 우량은행의 예금 증가율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연말이 되면서 증시가 반등해 예금 증가세가 주춤해지긴 했지만 당시 경제 주체들은 일단 자금을 안전한 은행에 맡겨두자는 의욕이 대단히 강했다.

반면 2002년이 되면서 증시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그 동안 억제됐던 소비 수요가 폭증하면서 자금은 다시 은행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금 수요는 주택관련 대출을 크게 늘렸고, 마찬가지로 카드사용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가계 부채가 큰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따른 예금은행 대출금은 지난 11월말 기준 27.8%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말잔 기준으로도 457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총예금은 약 500 조원으로 증가율은 12.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00년 예금 증가율의 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 2000년 이후 총예금과 예금은행 대출금 격차가 80∼100조원을 유지하다 최근 50조원 수준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대출증가세가 예금 증가세를 누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내외 경기 둔화 리스크 관건

2003년은 이러한 환경을 잇는 해이며 어떠한 새로운 시장이 전개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가계 대출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일반 대출 및 카드사용을 억제하는 정책이 과감히 도입되면서 내년도 은행들의 영업 환경은 그다지 좋지 않다.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한국은행이 5% 이상으로 잡긴 했지만 너무 긍정적이라는 지적도 많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부문의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른 불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이러한 국내외 환경을 감안할 때 국내 은행들의 내년도 여수신 증가 및 자산 증가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대출 증가세는 이미 11월에 들어서며 한 풀 꺾였다고 한국은행은 발표했다.
그러나 여전히 은행들은 올해보다 여수신에서 10% 안팎의 고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어 달성 여부에 의구심이 더해진다. 말로는 보수적 경영을 할 것이라고 하지만 일단 경영계획상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의 은행들이 그렇다.

▶국민銀 덩치 경쟁 벗어나 이익에 중점

이는 독과점화된 은행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은행들의 고육책으로 분석된다. 자산 규모로 명실 상부한 1위인 국민은행은 이미 자산 증가보다는 시가 총액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현재 15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시가총액을 2004년까지 30조원으로 키워 세계 30위 은행을 만들겠다는 포부이다.

국민은행의 이러한 전략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현재 은행 시장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은행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몸부림칠 때 국민은행은 방카슈랑스 및 자본 상품을 적극적으로 대행 판매해 수수료 수익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민은행의 수수료 수익 비중은 13%에 불과하지만 이를 40%까지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국민은행이 자산 불리기에서 ‘수익 증대에 따른 주가 부양’으로 전략을 수정한 데는 더 이상 대형화를 추구했다간 다른 은행과 함께 공멸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만일 치열한 가격 경쟁을 통해 다른 은행을 넘어뜨리면 몸집 불리기는 성공할 수 있어도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용 리스크 증가 및 시장 불안 요인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은행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덩치가 커졌다.

▶니치마켓 시험 은행 유무도 관심

반면 신한은행이 내년도 자산 증가 목표를 17%, 우리금융이 10∼20%로 잡는 등 여전히 다른 은행들은 국민은행과 경쟁하기 위한 적정 규모를 이루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수익 위주 전략을 세웠음에도불구 자산 증가 목표를 9∼10%로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도에도 은행들의 몸집 키우기 경쟁은 여전히 지속된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자산 규모 증가율을 적어도 10% 이상씩 잡았지만 대출 증가세 둔화 및 경기 리스크를 감안하면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은행은 매우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2003년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한 은행들이 시장에서 도태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혼자 남은 조흥, 외환, 한미 등이 가능성이 높다. 국내 은행 시장 및 은행들의 외국인 대주주 성격을 감안할 때 ‘니치마켓 존재 여부’를 나서서 시험할 은행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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