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1위 넥슨까지 '포괄임금제' 폐지···업계 확산 이어질까?
게임업계 1위 넥슨까지 '포괄임금제' 폐지···업계 확산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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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업체 위주에서 업계 1위까지 수용···고용부 올해 관련 지침 발표
넥슨 전경. (사진=넥슨)
넥슨 전경. (사진=넥슨)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최근 포괄임금제 폐지를 추진하는 게임사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이 포괄임금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게임업계 전체로 포괄임금제 폐지가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이하 넥슨지회)와 포괄임금제 폐지 등 복지와 근로환경 관련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포괄임금제란 근로계약 체결 시 노사 당사자 간 약정으로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을 미리 정한 후 매월 일정액의 제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라 300인 이상의 기업은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는 주당 근로시간이 40시간을 넘길 경우 최대 52시간까지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포괄임금제를 적용받는 근로자는 주 52시간을 꽉 채워 근무를 하더라도 추가 수당은 받지 못한다. 이미 기본임금에 추가 수당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임금제는 게임 외 산업 전반에 적용돼 공짜 야근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는 평을 받으며, 폐지 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임업계에서의 포괄임금제 폐지는 넥슨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은 중견 업체 위주로 이어져왔다.  

펄어비스는 2017년 포괄임금제를 없애고 기본 근로 시간인 주 40시간을 초과할 경우 주 52시간 내에서 추가 근무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또 웹젠도 지난 7월 제도를 개편해 기본 근로시간 40시간 이외의 연장근무는 한주간 최장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초과 연장근무에 대해서는 휴가나 임금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위메이드도 지난해 10월 위메이드이카루스, 위메이드열혈전기에이치디, 위메이드서비스, 위메이드넥스트 등 4개 자회사들의 포괄임금제 폐지를 진행했으며, 올해 순차적으로 모든 계열 회사에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 노사가 포괄임금제 폐지를 합의해 8월부터 연봉 삭감없이 기존 포괄 수당을 기본급에 포함시키기로 했으며, 미국 게임사 일렉트로닉 아츠의 한국지사 EA코리아도 지난달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넥슨을 시작으로 업계 전반으로 폐지 분위기가 확산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넥슨은 국내 1위 게임업체로 업계에서 가지는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넥슨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 빅3로 꼽히는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도 넥슨의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각에선 고용노동부가 올해 포괄임금제 개선 관련 지도지침을 발표하면 게임업계 포괄임금제 폐지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할 지침에는 포괄임금제 오·남용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 등이 담길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정작 게임을 만드는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처지는 매우 열악했다"며 "지금이라도 여력이 있는 회사들부터 나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지불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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