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총리의 '투자 구애'···인도로 향하는 우리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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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인구·연7% 성장률의 거대 시장···삼성전자·현대차·효성 등 집중 공략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심포지엄'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심포지엄'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서예진 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21일부터 1박 2일간 방한해 국내 재계 인사들과 만났다. 재계는 세계 3대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인도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실현을 위한 핵심 국가이기도 하다.

방한 첫 날인 지난 21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모디 총리 초청 한-인도 심포지엄'에 참석한 모디 총리는 참석한 재계 관계자들에게 인도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모디 총리는 "현대와 삼성은 이미 인도 내에서 신뢰받는 브랜드가 됐고, 현재 600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인도에 투자하고 있다"며 "좀 더 많은 한국기업들이 인도 투자에 나서도록 인도 정부가 끊임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서툰 한국말로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갑니다"고 분명히 말했다.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의 표시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하며 "제조업 분야에서의 협력관계를 강화하자"고 화답했다. 성 장관은 "인도는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을 펴고, 한국 제조업은 인도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면 윈윈(win-win)할 수 있다"며 "인도 현지에 공장을 세운 삼성전자와 효성, 기아자동차 등이 인도 시장에서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방한 2일차인 2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및 국빈 오찬을 함께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실질협력과 기존의 교역·투자, 인적·문화 교류를 넘어 인프라, 과학기술, 우주, 방산 등 분야로 확대하고,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인도의 신동방정책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국빈 오찬에서는 인도에 투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기업 총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 외에도 김영주 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정일영 인천국제공항 사장, 한종주 기가테라 대표, 김승우 뉴로스 대표,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등 경제계 주요인사들이 함께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답사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답사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재계는 모디 총리의 방한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침체된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곳이 인도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인도는 인구 12억4000만명, 생산가능 인구 8억5000만명에 이르는 큰 시장이다. 연 평균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중국에 이은 거대 유망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인도 정부도 한국 기업의 투자지원을 위해 전담기구 '코리아플러스'를 설치·운영할 정도로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 북부의 노이다에 연 1억3000만대 규모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짓고 현지 공략에 나섰다. 가성비가 뛰어난 중저가 스마느폰으로 샤오미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6월까지 매달 중가폰 갤럭시A시리즈를 내놓으며 매출 4조50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재용 부회장도 인도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엔 인도 공장 준공식 현장을 직접 찾았으며, 앞서 2016년 추석 연휴에도 인도 방문길에 올라 모디 총리와 면담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엔 인도 최대 통신재벌 결혼식 축하연까지 참석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1일 발표 세션에 나설만큼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는 점유율 16%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까지 10억달러 투자도 확정 지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코나EV를 하반기 인도 시장에 출시하며 전기차 흥행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기아차도 인도 중부 아난타푸르에 연 3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신설하고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효성은 인도 마하라슈트라 지역에 1억달러를 투자해 스판덱스 공장을 짓고 있다. 생산 물량은 인도 및 방글라데시 등 인근 국가에 수출할 계획이다. 공장은 연내 완공이 목표다. 

1997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LG전자는 현지에서 냉장고 시장 점유율 30% 후반대, 에어컨은 20% 수준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일찌감치 인도 시장에 집중해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도 인도 건설경기 호조에 힘입어, 지난 2016년 현지 업체들을 제치고 인도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다. 현대건설기계는 인도 굴삭기 수요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인도 푸네공장을 연 생산 1만대 규모로 증설하기로 했다. 

여기에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와 KB국민은행, LS 현대종합상사 등도 현지 점포 설립, 설비투자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최근 인도에서 딜러 콘퍼런스를 열고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대(對) 인도 수출은 2010년 114억달러에서 2018년 156억달러로 36.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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