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투자단체, "韓 증시 부진···정부·국민연금 나서야"
美투자단체, "韓 증시 부진···정부·국민연금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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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미국의 한 투자자단체가 한국 주식시장의 수익부진과 만성적인 저평가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와 국민연금이 주식시장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소재 투자회사인 돌턴인베스트먼트가 이끄는 투자자단체는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한국 정부와 국회, 국민연금에 한국 주식시장의 문제 개선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업체의 제안에는 한국의 KCGI,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등 주주행동주의를 지향하는 업체들도 참여했다.

단체는 해당 서한에서 "한국 주식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성과가 좋지 않고 저평가된 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만성적인 성과 부진"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한국 주식시장의 성과 부진 원인으로 한국 기업 경영진들이 소수 주주의 이익을 무시하는 잘못된 자본배분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국민연금과 한국 정부, 국회가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한국 기업의 자본배분 전략을 개선하고 주주 이익에 맞춰 경영 인센티브를 조정하는 것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한국 정부와 국회는 기업들의 더 나은 경영을 장려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는 전자투표시스템과 누적투표제의 의무화, 감사위원회 선거 분리, 주식 의무공개매수 시스템 도입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주주 배당소득 세율이나 상속세·증여세율도 낮춰야 한다며 세제개편 필요성도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한국 주식시장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런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며 국민연금의 역할을 강조했다. 단체는 한국 기업들의 배당이 세계 표준을 따라가도록 국민연금이 장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국민연금은 정부나 다른 기관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투자 분야에서 숙련된 교수나 전문가를 고용하고 주주 권리도 적극적으로 행사하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국민연금이 기업의 자본 배분 전략에 대한 더 강력한 기준을 만드는 데 자신의 권한을 사용하고 한국 경영진들이 지배 주주가 아닌 모든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도록 장려하면 한국 주식시장의 만성적 부진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소극적인 주주환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국 기업은 자본이익률, 위험조정이익률, 기본적인 소수 주주의 이익에는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교해 주주환원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적으로 한국과 비슷한 대만은 평균 배당률이 58%에 달하지만 한국은 17%에 불과하며 지난 7년간 대만의 총주주 수익은 한국보다 3배 많았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또 한국 기업들이 주주 대신 계열사와 대기업을 고려해 투자 결정을 내린다며, 배당 등을 통해 수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대신 돈을 쌓아두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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