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재벌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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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3세 승계작업 연계 의혹···중심에 현대글로벌서비스"
대우조선 노조 "수많은 조선기자재 업체 몰락 할까 우려돼"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김혜경 기자)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김혜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확정되면서 오는 3월 산업은행과 본계약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합병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 대주주에만 이익이 돌아가는 '재벌 특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문제점 진단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송덕용 회계사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국내 수주 기준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게 된다"면서 "조선기자재 업체 등 하청기업에 대한 압도적 교섭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독점적 수익 확대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과거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양사 합계 점유율은 75%였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쳐질 경우 이보다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송 회계사는 "부품업체의 종속성이 강화되면서 재벌과 하청기업 사이 불균형은 심화될 것"이라면서 "대주주 이익 중심 경영에 집중해 온 현대중공업의 독점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를 만드는 것은 전체 산업 발전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우조선 인수 추진은 그룹 지배구조 변경을 위한 두 번째 단계라고 주장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로 경영 승계 기반을 마련한 것처럼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경영권 승계의 핵심이라는 것.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의 100% 자회사로 A/S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다. 

송 회계사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대우조선 A/S 부문을 담당하는 등 그룹 내 A/S를 통합시키면 규모가 그만큼 커진다"면서 "인수 이후 조선기자재 공급 회사인 현대힘스를 현대중공업지주의 직접 자회사로 편입시켜 기자재 공급도 통합시키면 지주사의 영업실적은 극대화될 것이고, 이는 최대 주주의 최대 이익으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우조선 매각은 재벌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경제 구조의 왜곡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공동 발제자인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도 이번 인수의 문제점을 제시하며 3세 승계와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원장은 "산업은행은 '빅2 체제로의 조선산업재편 추진 병행'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엄밀하게 보자면 빅2로의 재편이 아니라 '슈퍼 빅1' 중심 체제로 재편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이번 인수에 반대하는 파업을 가결한 바 있다. 지금처럼 인수 절차가 추진될 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토론자로 나선 하태준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정책기획실장은 "현대중공업이 대부분의 기자재를 그룹에 속한 계열사에 물량을 주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부산·경남·거제에 이르는 수많은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몰락은 예견된 것"이라면서 "이번 매각이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지역 경제는 또다시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김형균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은 "최근 사내에서 서로 잘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번 인수건이 알려져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향후 하청노동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과 완벽한 임금통제가 가능해진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대우조선 노조와 연대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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