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2년6개월 일감확보에도 外人 줄매도···주가반등은?
삼성엔지니어링, 2년6개월 일감확보에도 外人 줄매도···주가반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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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好실적' 삼성엔지니어링, 보수적 수주 가이던스에 주가 '뚝'
영업익 339% 급증에도 주가↓ '52주 신저가 근접'…外人, 17일째 '팔자'
회사 연간 수주 가이던스 6.6조…증권가 "기대 하회하지만 초과 가능"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전경.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되레 뒷걸음질하고 있다. 회사 측이 제시한 보수적 수주 가이던스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올해 목표 이상의 수주를 달성, 수익 호조세를 지속하며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은 전장 대비 300원(1.92%) 떨어진 1만5350원에 거래를 마쳐 이틀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5월18일 종가 2만2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래 9개월 넘게 2만원선 탈환이 요원한 모습이다. 되레 지난해 2월12일 터치했던 52주 신저가(1만4900원)에 1년 만에 근접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3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2060억8079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339.4% 급증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01억9643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2017년 이후 수주한 양질의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특히 화공부문의 이익이 개선되고, 산업환경 부문에서의 안정적 수익구조가 주효했다고 전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네이버)
삼성엔지니어링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네이버)

지난해 신규수주는 전년보다 8% 증가한 9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UAE(아랍에미레이트) CF(Crude Flexibility) 정유 프로젝트, 베트남 롱손 석유화학 프로젝트, 태국 타이오일 정유 프로젝트 등이다. 수주잔액도 2017년 10조3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증가해 지난해 매출 기준 2.5년치 일감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2월 들어 8.36% 빠졌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1109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전체 순매도 상위 종목 3위다. 외국인은 특히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17거래일 연속 '팔자' 추이를 지속했다. 

이 기간 외국인 한도소진율도 30.17%에서 26.29%로 3.88%p 떨어졌다. 한도소진율은 종목당 외국인이 보유 가능한 최대 한도의 주식물량 중 실제 보유주식의 비중이다. 반면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 대부분은 개인이 소화했다. 개인은 2월 한 달간 삼성엔지니어링을 1384억원어치 사들이며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5년 말 이후 처음으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올해 신규 수주 6조6000억원과 매출 6조2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에 부합하지만, 수주는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회사 측이 올해 수주 가이던스를 보수적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실망감을 보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삼성엔지니어링)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주 목표 자체는 아쉽지만, 과거 무리한 해외수주가 초래했던 결과를 돌이켜봤을 때 오히려 합리적인 접근 방식"이라며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파이프라인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초과 달성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가 어느 정도 현실화된 지금 단기적인 주가의 상승 동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미 우려는 주가에 반영돼 있고, 향후 확실한 이익 증가로 수주 잔고의 질을 증명하는 가운데 보수적 수주 가이던스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보여주면 주가는 다시 한 번 뛰어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2년 연속 다른 건설사 대비 압도적인 해외 수주 실적을 기록한 상황으로, 비록 올해 전체 수주 가이던스는 다소 보수적이지만 이는 충분히 초과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건설주가 결국은 이익의 함수가 아닌 수주의 함수로 볼 때, 삼성엔지니어링이 상반기 중 가시권내 수주 프로젝트인 미국PTTGC 11억달러, 이집트 PDH 8억달러 등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상반기 단기매수(Trading BUY) 접근이 유효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매출액 성장성에 시동이 걸리면서 그동안 받았던 밸류에이션 할증이 해소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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