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장들, 신남방 총출동 '불꽃 경쟁'
은행 수장들, 신남방 총출동 '불꽃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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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규제로 험난한 국내 금융시장…해외로 눈길
정부 '신남방정책'···인니·미얀마·베트남 등 진출 가속화
(왼쪽) KB국민은행이 18일 인도 구루그람에서 인도 첫 지점 개소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박의돈 재인도한인회장, 김기완 재인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신봉길 주인도한국대사. (사진=연합뉴스), (오른쪽) 지난달 이대훈 NH농협은행장(사진 오른쪽 첫 번째)이 앨런 아우 홍콩금융관리국 은행부문 총괄이사(왼쪽 두 번째)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왼쪽) KB국민은행이 18일 인도 구루그람에서 인도 첫 지점 개소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박의돈 재인도한인회장, 김기완 재인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신봉길 주인도한국대사. (사진=연합뉴스), (오른쪽) 지난달 이대훈 NH농협은행장(사진 오른쪽 첫 번째)이 앨런 아우 홍콩금융관리국 은행부문 총괄이사(왼쪽 두 번째)와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금융사들이 연초부터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해외 수익의 원동력으로 꼽히는 동남아 시장을 집중 공략, '정책 기조 유지'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장을 포함한 5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동남아에 총출동한다. 내달 정부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과 동남아 출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경기 둔화, 대출성장률 하락 전망 등 올해 국내 금융시장이 녹록치 않은 만큼 은행권 수장들은 빠르게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은 거의 모든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는 격전지가 됐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 영향에 더해 글로벌 실적의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이후 글로벌 수익이 '확' 뛰었다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동남아 지역은 경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인구가 많고 부유층의 자금력이 좋아 수익을 내기 좋은 환경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영국등 선진 금융시장과 비교해 동남아 시장의 진입요건이 낮아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해외 사업부문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해외 부문 당기순이익은 3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8% 증가했다. 다음으로 KEB하나은행이 2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우리은행이 1969억원으로 19.7% 각각 신장했다. KB국민은행은 605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 중 순익 규모가 가장 작았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이 157.4%나 급등했다. 

은행권 한 인사는 "은행의 해외진출은 사무소, 지점, 법인 순을 거쳐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기다리는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며 "자산들이 동남아에 속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집중돼 있는 가운데 오랫동안 쌓아둔 노력으로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은행들이 대기업들의 주거래 은행 개념으로 선진국 위주로 해외에 진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 들어서는 동남아 지역의 현지은행을 인수해 적극적으로 투자한 성과가 나고 있다는 평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 42개국에 953개의 해외 점포를 열었다. 지역별로는 ‘신남방’ 지역인 9개국에 전체 해외 점포의 69.1%((674곳)가 몰려있다. 인도네시아가 281곳으로 가장 많았고 캄보디아 187곳, 미얀마 102곳, 베트남 53곳, 필리핀 30곳 등 순이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속속 실익을 챙기면서 가장 마음이 급한 곳은 국민은행이다. 과거 카자흐스탄에서 약 1조에 가까운 손실을 입으면서 글로벌 영업에 미진했던 탓에 동남아를 향해 잰걸음으로 달리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이미 지난 14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와 인도, 베트남 등 3개국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18일 인도 뉴델리 인근 구루그람(옛 구르가온) 웨스틴호텔에서 인도 첫 지점 개소 기념식에 참석했고 곧바로 20일 베트남 하노이지점 개점식에 참석했다. 

후발주자인 농협은행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지난달 말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주요 경영진과 홍콩, 인도네시아, 베트남 출장을 다녀왔다. 이 행장은 홍콩 내 은행 인가를 담당하는 홍콩금융관리국을 방문해 앨런 아우 은행부문 총괄이사와 면담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유관기관 관계자와 기업인 등을 면담하며 현지 경제상황과 금융시장 경영 환경을 확인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 1분기 중 인가신청서를 제출하고 늦어도 2020년 하반기에는 홍콩지점 개설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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