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구광모 체제' 굳힌다···등기이사 '구본준→권영수' 바통
LG전자 '구광모 체제' 굳힌다···등기이사 '구본준→권영수' 바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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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5일 주총, 그룹 전통 '계열분리'는 아직 불분명
구본준 ㈜LG 부회장(왼)과 권영수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 (사진=LG)
구본준 ㈜LG 부회장(왼)과 권영수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 (사진=LG)

[서울파이낸스 서예진 기자] LG전자가 내달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권영수 ㈜LG COO(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을 LG전자 등기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구본준 ㈜LG 부회장의 사임과 주요 계열사 이사회 멤버 교체 등을 통해 '구광모 체제'가 공고해지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18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내고 내년 3월까지 임기인 구 부회장을 대신해 권 부회장을 LG전자 등기이사(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주총에는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연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재무제표 승인, 정관 개정 승인,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도 함께 올린다. 주총은 오는 3월 15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LG전자는 이같은 조치에 대해 "미래 준비를 위한 계열사 간 사업협력 및 시너지 강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구 부회장을 이어 LG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권 부회장은 전자·디스플레이·화학·통신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거친 그룹 내 '전략통'이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 후 조직 장악을 위해 가장 먼저 임명한 최고위급 임원이기도 하다.

때문에 재계는 권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구광모 체제 '다지기'를 위한 포석으로 평가한다. 구광모 체제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한편 구 부회장은 LG에 있던 공식 타이틀을 모두 내려놓게 된다. 경영에서 손을 떼고 주주로만 남게 되는 것이다. 구 부회장은 현재 ㈜LG 지분 7.7%를 보유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고(故)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이자 구광모 회장의 숙부로, 와병 중이던 형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을 대표하며 승계 과정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구광모 체제가 출범하면서, 구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즉각 물러나고 연말인사에서 퇴임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룹 전통에 따른다면, 구 부회장은 비주력 계열사 소수를 떼어 내 계열분리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LG디스플레이·화학·전자·생활건강 등 그룹 주력 사업을 제외한 한 두 곳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계열분리는 그룹 전통인 '장자승계', '형제독립' 원칙에서 비롯됐다. LG는 가족 간 경영권 다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승계 대상을 '장자'로 정하고 전대 형제는 계열분리를 통한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해왔다.

구인회 LG 창업주 동생 구철회 명예회장 자손들이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그룹에서 독립한 후 LIG그룹을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LG그룹과 GS그룹의 탄생도 장자승계, 형제독립의 원칙에 따라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구 부회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계열분리로 희성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추측일 뿐, 현재까지 뚜렷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LG측도 이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재계에서도 구 부회장이 당분간은 지주사의 주요 주주로만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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