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넥슨 매각과 제2의 듀랑고
[기자수첩] 넥슨 매각과 제2의 듀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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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과연 듀랑고 같은 게임이 넥슨 매각 후에도 나올 수 있을까요?"

넥슨 매각에 대해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업계 관계자의 질문이다.

살다 보면 너무 익숙해서 그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그 경우 시간이 지나 그 익숙함이 사라지면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게임업계에서는 넥슨이 추구해왔던 다양한 장르에서의 시도가 그럴 것이다.

넥슨은 과거 돈슨(돈+넥슨)이라고 불린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넥슨 기사에는 빠지지 않고 출석 체크를 하는 단어가 돈슨이다. 이는 일부 유저들이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고해서 지어준 별명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넥슨은 이런 이미지를 벗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넥슨의 이러한 시도를 잘 대변해주는 게임이 바로 '듀랑고'다. 지난해 출시된 이 게임은 개발 기간 5.5년에 개발비가 2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물론 이 게임은 출시 직후 반짝한 뒤 흥행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넥슨의 시도까지 평가절하하지는 않는다.

듀랑고는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이기에 가능했던 프로젝트다. 새로운 장르의 게임에 전적으로 개발자를 믿고 이 정도 물량을 투입할 수 있는 게임회사는 국내에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넥슨이 매각된다면 이러한 다양성을 가진 게임이나 '로드러너 원', '애프터디엔드'와 같은 실험성이 강한 게임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21일 넥슨 매각 예비 입찰을 앞두고 다양한 업체들이 인수 후보 물망에 올라있고, 덩치가 큰 넥슨을 인수하기 위해서 다양한 컨소시엄들이 구성되고 있다.

어느 곳이 인수하든 넥슨의 경영 방식은 달라질 공산이 크지만, 강점인 다양성만은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게임 생태계에서 새로운 시도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게임산업이 보다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넥슨 매각 후에도 듀랑고 같은 실험작들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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