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job)아라] 윤두연 (주)한화 불꽃 디자이너 "다시 취업해도 선택할 매력"
[잡(job)아라] 윤두연 (주)한화 불꽃 디자이너 "다시 취업해도 선택할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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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게 맞서라"
윤두연 (주)한화 화약/방산 부문 불꽃프로모션팀 과장.(사진=(주)한화)
윤두연 (주)한화 화약/방산 부문 불꽃프로모션팀 과장.(사진=(주)한화)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불꽃 디자이너는 다시 취업해도 선택할 만한 매력 있는 직업이에요."

한화 불꽃축제의 핵심 '불꽃'을 디자인하는 윤두연 (주)한화 불꽃프로모션팀 과장은 자동차 디자이너가 꿈이었다. 그래서 학교 전공도 산업디자인을 선택할 정도였다. 그런 그가 자동차 디자이너가 아닌 불꽃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된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윤 과장은 "어릴 적부터 자동차 디자인을 하고 싶어 그에 맞는 전공까지 선택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채용공고를 보게 됐고 불꽃 디자이너라고 하니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할 것만 같았어요"라며 불꽃 디자이너 세계에 입문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일'은 온데간데없고 생소한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그는 사회 초년병 시절을 되돌아봤다.

윤 과장은 "흔히 생각하는 디자이너를 생각했는데 불꽃 디자이너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입사하고 나서 알게 됐다"며 "솔직히 입사 3년간 불꽃이라는 분야에 대해 너무 무지해서 매일 울었다"고 힘겨웠던 입사 초기를 떠올렸다.

그렇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고3 수험생처럼 이를 악물고 치열하게 공부했다. 불꽃 프로모션팀 직원 대부분은 화학공학과 출신인 데다 화약의 성분부터 원리까지 제대로 알고 있는데, 디자인 전공인 그는 화학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윤 과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저 자신이 너무 답답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막막했어요. 어디에서도 불꽃디자인을 가르쳐 주는 학원이나 서적이 없었죠"라면서 "출퇴근 시간에 불꽃품목을 영상으로 눈에 익히고 주말에는 해외사이트를 통해 불꽃트렌드가 어떤지, 설치 현장에서는 효율적인 작업방법에 대해 기술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영상을 찾아보며 이 제품은 고도가 어디까지 올라가고 이 제품은 어떤 색을 가졌는지, 더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며 "게다가 연세 많은 베테랑 작업자분들을 상대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는데 어린 디자이너의 작업 지시가 달갑지 않을까봐 실수하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몰라요"라며 소회했다.

노력의 결과, 윤 과장은 한화의 '불꽃 장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윤 과장은 "그렇게 한 5년이 지나고 나니 이제는 길을 가다가 어떤 음악이 들리면 이 음악에는 어떤 불꽃이 잘 어울리겠구나 하는 감이 생기게 됐고 디자인 속도도 빨라지게 됐어요"라고 웃었다.

'2018 한화 불꽃 축제' 모습.(사진=(주)한화)
'2018 한화 불꽃 축제' 모습.(사진=(주)한화)

불꽃 디자이너가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음악 선정부터 불꽃 배치와 구성, 불꽃 점검, 현장에서 작업자와 원하는 모양의 불꽃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세팅하는 일까지 디자이너의 몫이다. 그래서 불꽃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이면은 힘들고 위험한 일이다.

그는 "불꽃을 디자인하려면 화약을 잘 알아야 해서 화약을 이용한 실험도 많이 한다. 그래서 얼굴에 시꺼먼 그을음도 묻히고 다닌다"며 "실험하다가 화상을 입거나 옷이 타는 일도 흔하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불꽃 디자인은 다양한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자동차 디자이너가 아닌 불꽃 디자이너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불꽃 디자인은 다양한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캔버스의 크기가 무한대"라며 "작은 불꽃을 어떻게 조합해 설치하느냐, 시간 단차를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무한한 연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음악이라는 요소를 더해주면 하나의 쇼가 만들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번 다른 장소, 다른 콘셉트, 다른 관객들을 위해 쇼를 만드는 일이 변화를 좋아하는 제 성격과 잘 맞는다"며 "자동차 디자이너가 하고 싶어서 그에 맞는 전공도 선택했지만 지금 불꽃디자인이 재미있다. 자동차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차를 타고 다니는 걸로 만족하면 된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윤 과장은 취업준비생들에게도 두려워하지 말고 맞서라고 당부했다.

그는 "입사 전에 두려움이 많았다. 화려한 스펙이 없어 이력서를 쓰고 회사를 지원한다는 게 준비가 되지 않았다. 정확히는 떨어지는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전공과 연관 없는 불꽃디자인 업무를 10년째 하고 있다. 모든 것이 완벽히 준비됐으면 좋겠지만 두려워하지 말고 맞서라"고 조언했다.

이어 "자신감을 가져라.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장점과 역량을 최대한 표현한다면 취업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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