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산업은행의 어설픈 금융논리···화승 거래업체 '줄도산 위기'
[초점] 산업은행의 어설픈 금융논리···화승 거래업체 '줄도산 위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P 입장 앞세워 이사회 주도···브랜드개발 대신 비용 절감 치중
거래업체·매니저 등 피해자 지원 불가···5월 관계인설명회 주목
산업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산업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산업은행이 전문성 없이 금융논리만으로 화승의 경영에 관여했다가 오히려 자영업자만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13일 산업은행이 사모펀드를 통해 지분 100%를 보유중인 '르까프 화승'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화승이 발행한 어음 등 모든 채무가 동결됐다.

대신 산업은행을 믿고 화승과 거래했던 50여개 중소기업과 백화점·로드숍 등에서 매장을 관리했던 매니저들이 고스란히 부채를 떠안게 됐다.

'르까프 화승'의 한 하청업체 사장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을 통해 "르까프 화승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지분을 갖고 경영에 참여하는 회사라 더 신뢰하며 거래계약을 맺었다"며 "이번에 약 80억원 가량의 부도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중소기업과 영세업체들의 줄도산을 빤히 바라보고만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화승의 경영실적 악화를 어찌 미리 손 쓰지 못하고 정부가 부르짖는 중소기업 살리기와 반대로 가는 상황을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화승에 따르면 50여개 중소 제조업체는 5개월짜리 어음을 받았지만 모두 묶여버려 1000억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게 됐다. 매장 매니저 240여명도 어음으로 받은 판매대금을 대신 갚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 매니저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회생절차 발표를 언질조차 주지 않았고 설 연휴 직전 본사 직원들을 조기퇴근 시킨 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지분을 갖고 경영에 참여하는 대규모 회사가 이렇게 일방적인 횡포를 자행하는데도 매니저들은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니저들은 판매대금 대신 매달 20일 6개월짜리 어음을 받았다. 매니저들이 어음을 디에이치(DH)저축은행에서 현금으로 바꾸면 화승은 대금을 은행에 갚아왔다. 그런데 화승의 채권추심이 중단되면서 어음 상환 의무는 매니저들에게 돌아왔다. 이들이 갚아야 할 돈은 약 65억원 규모다.

화승은 산업은행이 지난 2015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KTB PE와 손잡고 'KDB-KTB HS 사모투자합작회사(PEF)'를 설립해 2463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100% 확보한 회사다.

당시 산업은행은 해당 투자에 대해 '선제적 구조조정 성격의 금융지원 1호 프로젝트'로 평가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무한책임사원(General Partner)임을 내세워 화승 이사진 5인 중 2명을 추천해 경영에 관여해왔다. 지난해 9월 경영난을 타파하기 위해 선임한 김건우 현 대표도 산업은행의 면접을 거쳐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KDB-KTB HS PEF'에 화승그룹이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지만 실질적으로는 250억여원만 투자한 산업은행과 KTB PE가 이사회를 주도해온 것이다.

산업은행은 금융논리에 따라 비용절감에 나서 투자금으로 기존 차입금을 상환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하지만 브랜드 개발에 대해서는 투자하지 않았다. 화승의 경상연구개발비는 2015년 394만2000원, 2016년 120만3000원, 2017년 34만5000원에 불과했다.

대신 수입브랜드에 의존해 케이스위스 머렐 등에 2015년 1176억원, 2016년 1247억원, 2017년 1119억원 등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산업은행 측은 화승과 관련된 거래업체나 매니저들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 등 집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에서 투자하는 것 자체가 출자지원 동의로 이뤄지는 거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집행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오는 5월 개최될 관계인 설명회가 열릴 때까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사 추천은 산업은행이 GP로 있다보니까 형식상 하게 된 것"이라며 "화승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대주주로 있는 기업들과 달리 산업은행도 여러 투자자 중 한 곳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개같은산은 2019-02-17 14:55:47
우린 개같은 산은에게 당한것이다.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데.. 너거 개 돼지 몇명 길 거리로 나가서 디져도 상관 없다는말인거지요. 천만명중 1만3천명쯤이야 굶어도데 너거 알아서 빌어먹고 살아라 이말입니다. 나라에서는 국책이라 아무말도 못하고 그건 곧 나라을 부정하는거라고 생각하니까 ㅎㅎ 진정 개 돼지국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