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株 동반 상승···'주주가치 제고 의지 피력' 
한진그룹株 동반 상승···'주주가치 제고 의지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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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중장기적 기업·주주가치 제고 위해 노력…주가에 긍정 영향"
범법자·회사 평판 실추자 임원 취임 금지 등 KCGI 안 일부 내용 빠져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14일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전날 주주가치 개선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 우선주는 전장 대비 1450원(8.53%) 오른 1만8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은 뒤 상승폭을 반납했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무려 1500% 급증한 20만6907주, 거래대금은 41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우는 4.18%, 한국공항도 4.12% 강세 마감했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3.22%) △진에어(0.72%) △한진(0.11%) 등 계열사도 동반 상승했다. 다만 한진칼은 전날과 변동 없이 마감했다.

자료=한진칼·한국투자증권
자료=한진칼·한국투자증권

한진칼이 전날 발표한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 방안'에 따르면 우선 항공운송과 종합물류, 호텔·레저 사업을 강화해 오는 2023년까지 매출 22조3000억원, 영업이익 2조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연평균 증가율로 따지면 각각 6.2%, 17.1%에 달한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6%에서 10%로 향상되는 것이다. 

항공 부문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얼라이언스 확대와 같이 항공기 투자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등 수익성 중심의 노선운영을 펼칠 방침이다. 종합물류의 경우 택배 터미널 증설, 글로벌 온라인쇼핑 시장 침투를 계획하고 있다.  또 호텔·레저는 항공사업과의 연계 강화와 글로벌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 당위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켜 나갈 전망이다.

한진칼은 "주주 이익환원 및 주주 중시 경영의 일환과 투자자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5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한진칼과 한진의 2대 주주인 KCGI의 주주제안과 국민연금의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반응해, 한진그룹이 중장기 비전으로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한진그룹 계열사 주가 흐름에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최고운 연구원은 "한진그룹의 '중장기 경영발전 방안' 발표는 3월 정기 주주총회 표싸움까지 염두에 두고 사외이사 확대, 유휴자산 매각 등 KCGI 제안의 일부를 수용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수익성 중심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자체적인 지배구조 쇄신안을 약속한 만큼, 앞으로 한진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향후 추가적인 주주친화 노력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결론적으로 대한항공에 대해 '매수'를 추천한다"고 했다. 

그는 "대한항공은 글로벌 동종 업계 대비 저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런 주요 원인이 재무구조 취약성과 그룹 디스카운트"라며 "송현동 부지 매각, 경영 투명성 강화 등 이번 계획에 거는 기대감이 큰데, 무엇보다 본업의 이익 모멘텀이 뒷받침되고 있고 밸류에이션은 낮아 투자 부담도 적은 편"이라고 제언했다. 

일각에선 한진그룹이 발표한 내용이 KCGI 측 요구를 충족하는 데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진·정혜정 연구원은 "한진그룹이 제시한 내용은 KCGI의 요구를 일부만 수용하고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지배구조 위원회'를 통해 주요 경영사항 사전 검토·심의, 범법을 저지르거나 회사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 금지 등 KCGI 안의 일부 내용은 빠지거나 상당히 완화됐던 내용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연구원은 다만 "한진그룹 발표 내용이 'KCGI안'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현재 경영진도 좋은 경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KCGI의 행동은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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