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기업은행 노조가 근로자추천이사제(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
13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이달 15일부터 22일까지 경험과 연륜이 풍부한 노동계·인권분야 인사를 추천받아 기업은행 사외이사로 추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이용근, 김정훈, 이승재 3인으로 이용근 이사의 임기가 오는 18일 만료된다.
기업은행 노조는 노동이사로 외부에서 추천받은 인사를 금융위에 직접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법 제26조에 따라 이사는 은행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회가 임명하게 돼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의 경우 은행장 제청없이 정부가 지정한 인물을 금융위가 임명해왔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해 1분기에도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2017년 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노동이사제 도입을 권고한 만큼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국민연금이 자체적으로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기업은행 노조의 주장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경영권 침해가 아닌 노사가 경영에 함께 참여해 경영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책임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노동이사제 도입이 노동자의 주인의식 강화, 노사간 협치 실현, 경제민주화 실현에 견인차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만약 기업은행이 노동이사제 도입에 성공하면 다른 은행들에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노동이사제를 추진하는 곳은 KB국민은행 한 곳 뿐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2017년 첫 시도 이후 올해까지 세번에 걸쳐 주주추천제를 활용해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있다. 올해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회장을 지낸 백승현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