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CJ헬로' 인수로 KT 추격···유료방송업계 '빅뱅' 예고
LGU+, 'CJ헬로' 인수로 KT 추격···유료방송업계 '빅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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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증가·규모의 경제 통한 시너지 예상
유료방송업계, 후속 M&A 활성화 기대
LG유플러스(위)와 CJ헬로 로고. (사진=각 사)
LG유플러스(위)와 CJ헬로 로고.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인 CJ헬로 인수를 기정 사실화하며 유료방송 시장의 빅뱅을 예고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LG유플러스는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KT에 이어 유료방송(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시장 2위 사업자에 오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ENM은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CJ헬로 지분 매각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및 논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오는 14일 LG유플러스가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인수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는 2017년 인수합병(M&A)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1년 넘게 협의해왔다. 앞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J헬로 인수설과 관련해 "특정 업체에 제한하지 않은 채 유료방송 시장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M&A를) 검토하고 있다"며 늦어도 올해 상반기 가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수대상은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CJ헬로 지분 53.92%며,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다만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최종 인수하기 전까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간통신사업자 인수 합병 심사 승인 절차 등이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유료방송 인수·합병(M&A)에 대해 긍정적인 만큼,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 불발 때와 달리 승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케이블 산업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한 구조조정 필요성과 LG유플러스는 1위 사업자가 아님을 감안할 때 정부도 더 이상 반대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1.41%(364만5000명)로, KT(660만5000명·20.67%), SK브로드밴드(446만5000명·13.97%), CJ헬로(416만1000명·13.02%)에 이어 4위다. 만약 CJ헬로 인수가 성사되면 점유율은 24.43%로, 현재 2위인 SK브로드밴드를 제치고 시장 2위로 도약할 수 있다. 1위는 KT스카이라이프(10.19%)를 합친 KT그룹으로 점유율은 30.86%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 시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LG유플러스의 초고속 가입자 대비 IPTV 가입 비중은 99.5%까지 상승해 신규가입자 유치가 어려워지는 국면"이라며 "CJ헬로가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가입자 80만 명에 대해 IPTV 가입을 유도함으로써 IPTV 가입자 증가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단순 점유율 상승을 넘어 미디어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결합상품 강화가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넷플릭스와 제휴를 통해 프리미엄 콘텐츠 전략을 확대하고 있으며, 구글과는 가상현실(VR)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CJ헬로와 우호적 관계의 CJ ENM 콘텐츠의 접근성도 높아질 수 있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러한 미디어 강화로 다양한 결합 상품을 통해 무선 사업 부문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콘텐츠 조달과 홈쇼핑 송출 수수료 협상 측면에서도 협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유선망에 대한 설비투자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한편,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게 되면 유료방송업계의 후속 M&A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KT는 현재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TV 업계 3위 딜라이브(유료방송 점유율 6.5%)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KT는 점유율을 37.36%로 늘리며 LG유플러스의 추격에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다만 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을 합한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의 가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33%)을 넘길 수 없도록 하는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합산 점유율 30.86%인 KT 계열이 점유율 상한에 근접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합산규제가 재도입될 경우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추진 중인 딜라이브 인수는 자동으로 무산된다.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인 SK텔레콤도 다른 케이블TV 인수에 나설 수 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 등을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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