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 稅부담 16.8조 '영업익의 29%'…10년 전의 14배
지난해 삼성전자 稅부담 16.8조 '영업익의 29%'…10년 전의 1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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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 개정으로 부담률 상승…경쟁사 인텔·애플 등과 대조적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 가운데 30%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 덕분에 2년 연속 실적 신기록한데다 세법 개정까지 겹치면서 세금 납부액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법인세 부담이 오히려 낮아진 미국 등 경쟁업체들과는 대조적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한 법인세 비용은 16조8천200억원으로, 전년(14조100억원)보다 무려 20.1%나 늘어났다. 창사 이래 최고치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58조8천900억원) 가운데 28.6%에 해당하는 것으로, 영업익 53조6천500억원의 26.1%를 냈던 지난해보다 2.5%p 상승했다.

3년 전인 2015년(6조9천억원)의 2.4배 수준이며, 10년 전인 2009년(1조1천9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14배 이상에 달하는 액수다.

이같은 세급부담 증가 요인으로 법인세 부담률 상승이 지목된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나타내는 법인세 부담률(법인세 비용/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도 지난 2017년에는 24.9%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27.5%로 높아졌다.

기업은 각 사업연도의 순익을 기준으로 과세소득 금액을 계산하고, 이에 구간별 세율을 적용한 법인세 비용(주민세 포함)을 재무제표에 기록하게 된다. 물론 각종 공제 등의 요인이 있어 실제 납부액과는 차이가 있다.

그런데 세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과세표준 구간 3천억원 이상에 대해서는 최고세율이 25%(이전 22%)로 높아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매출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지만 본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법인세 등 조세 공과금의 80% 이상을 국내에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수출기여도 뿐만아니라 정부의 세수 기여도 측면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셈이다.  

기업이 이익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국제 경쟁력 측면에서 주목해야할 부분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법인세율이 낮아지면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인 인텔과 스마트폰 경쟁사인 애플 등의 지난해 세금 부담이 큰 폭으로 낮아진 것과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들과 비교할 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투자, 일자리 창출 여건 등에서 그만큼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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