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팀장직 감축·정원 동결 윤석헌號 인사에···직원들 '부글부글'
[뉴스톡톡] 팀장직 감축·정원 동결 윤석헌號 인사에···직원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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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2일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2일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해 공공기관 지정을 피하면서 조직 구조개편 등 후속조치에 착수한 금융감독원 내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상위직급 축소가 앞으로 5년간 직원 인사의 핵심인 만큼, 승진규모가 급격히 줄 수 있어섭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이 부원장보 인사 때 던진 '초강수' 여진이 아직 가시지 않은 탓도 있습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팀장·팀원급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전체 직원 정원을 동결하고 15개 팀을 감축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즉, 팀장급 자리 15개를 없앤다는 겁니다. 매년 20개씩 5년에 걸쳐 3급(팀장) 이상 자리 100개를 감축해 상위 직급 비중을 35%를 맞출 것이라는 당초 금융권 예상보다는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내부에선 불편한 심기가 역력합니다.

3급 이상 직원이 줄어든다는 것은 4급 직원의 승진이 그만큼 늦어진다는 얘기기 때문입니다. 승진 규모가 매년 줄면 내부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4급 이상 직원은 약 600명으로 금감원 전체 인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이 때부터 공직자윤리법상 퇴직 후 3년 간 금융권 재취업도 막혀버립니다. 승진도 안되고 재취업도 안되는 '이중고'에 빠지게 되는 셈입니다. 수 억원을 한꺼번에 챙기는 민간 수준의 명예퇴직 제도도 사실상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   

원망의 화살은 윤 원장에게 돌아갑니다. 취임 이후 가장 민감한 인사 문제로 번번히 파열음을 내고 있다는 게 볼멘소리의 배경입니다. 쓴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시기는 부원장보 인사가 있었던 지난달 중순부터 입니다. 은행담당 부원장보에 보험권역만 거쳐 온 김동성 전 기획조정국장을 앉히는 등 예상을 뛰어 넘는 파격인사에 내부에서는 당혹 분위기가 역력했고, 한쪽에서는 윤 원장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합니다. 

금감원 측은 "금융에 대한 전문성과 리더십, 혁신에 대한 마인드를 겸비한 전문가를 임명했다"고 강조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보험감독국 출신을 보험 담당 부원장보에 내정하기 원했던 설인배 전 부원장보가 사표 제출을 끝까지 거부하면서 불거진 은행-보험권역 간 갈등 탓입니다. 

이 해묵은 갈등 때문에 윤 원장이 안팎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은행 담당 부원장보에 보감원 출신을 임명하는 '교차 인사 카드' 꺼낸 것으로 보는 이들이 더 많습니다. 김 전 국장을 은행에 배치하면서 설 전 부원장보가 윤 원장에게 항거했던 명분을 없애버린 것이죠. 은행권역은 별 다른 잡음 없이 윤 원장의 리더십을 따른 것이 되니까요. 당시 보험감독국 출신 직원들에게서는 설 전 부원장보를 은근히 응원하는 기류가 감지됐는데, 내부에서는 "결국 기득권을 지키려는 밥그릇 싸움 아니냐"며 싸늘한 시선이 동반되기도 했습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윤 원장이) 조직 장악력을 다지기 위해 막무가내 식 인사를 했다"며 평가 절하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묵은 권역다툼이 '호랑이(윤 원장의 별명)' 강성(強性)을 잘 못 건드린 것"이라고 귀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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