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20년 만에 민영화···산은, 현물출자로 현대重에 매각 추진
대우조선 20년 만에 민영화···산은, 현물출자로 현대重에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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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조선통합지주 설립해 대우조선 매각 가닥
대우조선 지분 현물 출자 외 추가적인 자금 지원 안 해
삼성중공업에도 같은 조건 제시…"인수자 변경 의사 있다"
이동걸 "단기적 공적자금 회수 아닌 조선산업 재편 목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계획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계획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시형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대우조선이 20년 만에 민영화된다. 대우조선의 대주주 산업은행은 보유지분(55.7%)을 현대중공업에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한다. 일단은 현대중공업을 우선대상으로 조건부 MOU를 맺고 삼성중공업과도 매각을 타진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지주과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하고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에 두는 형태로 매각 방향을  잡았다. 

31일 산업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건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해외 후발주자들의 위협이 거센 상황에서 대우조선의 근원적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민간 주인찾기'와 함께 현재 빅3 체제하의 과당경쟁, 중복 투자 등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빅2 체제로의 조선산업재편 추진이 필요했다"고 이번 MOU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MOU의 핵심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주식 5973만주를 현물출자해 현대중공업 지주와 함께 조선통합법인을 출범시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대신 통합법인의 전환상환우선주(1조2500억원)와 보통주(8500억원, 600만9570주)의 신주를 받게 된다.

인수자인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통합법인과 사업법인으로 물적분할한다. 조선통합법인이 상장사로 남게 될 예정이다.

조선통합법인은 현대중공업과 삼호중공업, 미포조선,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조선통합법인의 1대주주는 현대중공업, 산업은행은 2대주주가 된다. 지분비율은 법인 설립이 끝나지 않았고, 또  전환상환우선주의 전환비율이 결정되지 않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현대중공업지주는 조선합작법인의 지분 약 28%를 보유하게 되며 산업은행 지분 7%와 우선주 1조2500억 원 상당을 보유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통합법인은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등을 통해 마련된 자금 등을 활용해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대우조선에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부족하면 현대중공업지주가 추가로 1조원을 더 지원하는 등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현물 출자 외에 더이상의 자금 투입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조건을 삼성중공업에도 제시해 의향을 타진해 볼 방침이다. 만약 삼성중공업이 제안에 응하거나 더 조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인수자를 변경할 의사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이번 MOU는 확정된 계약서가 아니다. 현재 현대중공업과 조건이 타결된 부분만 공개한 것"이라며 "조속히 삼성중공업과 의사를 타진해 조건이 더 좋다면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다만 이번 매각 방안에 대해 단기적으로 공적자금 회수에 그치려는 것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간 대우조선에만 10조원 가량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그는 "구주 매각을 통한 공적자금 회수 목적으로 M&A를 실시하는 데 아니라 장기적으로 조선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대우조선이 경영정상화 되고 경쟁력을 높이게 되면 결과적으로 공적자금 회수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현대중공업을 먼저 선택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산업재편 필요성과 기업가치 재고, 대우조선 정상화 등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현대중공업과 협상을 먼저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에도 동일한 조건을 모두 제시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 한쪽에 이익이나 특혜를 준 건 아니다"고 답했다.

(사진=산업은행)
(사진=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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