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쌍두마차' 아모레-LG생건, '희비' 교차
K뷰티 '쌍두마차' 아모레-LG생건,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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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후폭풍 영향 받아 한방화장품 브랜드 실적 역전···치열한 선두 경쟁 예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각 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을 제치고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자리를 굳힐 수 있을까. LG생활건강은 2017년 2분기 처음으로 아모레G 매출을 앞지른 데 이어 지난해 격차를 더 벌리면서 굳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절반가량을 LG생활건강이 더 거둬들였다. 국내 화장품 업계  '쌍두마차'의 희비가 엇갈린 모양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아모레G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495억원으로 전년보다 2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782억원으로 0.8%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3763억원으로 23.1% 줄었다. 매출이 정체돼 있었기 때문에 판촉에 돈을 쓰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이는 지난해 첫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끈 LG생활건강과 상반된 모습이다. 아모레G는 2016년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먼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듬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영업이익이 7000억원대에 그쳤다. LG생활건강은 매출액에서도 아모레G를 앞섰다. 2017년 2분기 매출 1조5301억원으로 아모레G(1조4130억원)보다 1000억원을 더 거둔 데 이어, 지난해 매출 6조7475억원을 기록하면서 아모레G보다 6693억원 앞섰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떼어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LG생활건강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108억원으로, 아모레G(164억원)보다 12배나 앞선다. 매출액 규모도 1조6985억원으로 아모레G(1조3976억원)보다 21% 더 컸다.  

만년 2위에 머물렀던 LG생활건강이 아모레G를 앞서나가기 시작한 건 사드 사태가 불거지면서부터다. 화장품 사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아모레G와 달리 생활용품과 음료로 '3각 편대'를 구축한 덕에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방화장품 '더 히스토리 오브 후(후)'를 출시 15년 만에 연매출 2조원 브랜드로 키운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아모레퍼시픽 한방화장품 '설화수'보다 6년이나 늦게 시장에 내놨지만, 중국 뷰티 인플루언서(영향력있는 개인) 위주로 '브이아이피(VIP) 마케팅'을 펼치면서 '폭풍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첫 설화수 모델을 발탁한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2006년부터 배우 이영애를 후 전속모델로 기용하면서 고급 화장품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성장세에 한몫했다. 후는 국내 면세점에서도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모레G는 올해 '초격차' 혁신 상품 앞세워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0%, 24%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생활건강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예고한 셈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앞으로 LG생활건강이 아모레G와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본다. 증권사들은 보고서를 통해 아모레G는 영업이익이 7000억~8000억원대에 머무는 반면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 1조클럽에 내년까지 가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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