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승승장구 반도체에 발목 잡혀 삐걱
삼성전자, 승승장구 반도체에 발목 잡혀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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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 3분기 정점 후 4분기 둔화 확연
올 1분기 하락·하반기 회복···'상저하고' 예상
삼성전자 1TB eUFS 사진.(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1TB eUFS 사진.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위기론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펄펄 날았다. 하지만 반도체 호황이 꺾이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지는 성적을 내놨다.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 성적이지만 4분기만 따로 보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나친 반도체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사업 실적 악화가 지속하면 삼성전자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 2017년에 비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9.8% 각각 늘었다.

삼성전자가 이런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반도체였다. 전체 매출의 75%(118조5700억원) 가까이 반도체에서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9조2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9% 각각 줄었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였던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원인은 반도체 영업이익의 감소였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7조77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3% 감소했다. 반도체 실적 둔화가 확연해진 것이다.

데이터 센터와 스마트폰 관련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으로 메모리 수요가 많이 감소해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감소하고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의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이미지센서, AP 수요 둔화로 시스템 LSI와 파운드리 실적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삼성전자는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부진하고 하반기에 회복되는 상저하고 형태로 하반기 회복세를 전망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으로 고용량 메모리 수요 증가와 D램의 경우 하반기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및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 호황이 정점을 지나면서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분야로 사업을 집중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0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간담회를 열고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4일 기흥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반도체,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고 11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만남에선 5G, 시스템 반도체 등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29조4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사업별로 23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2조90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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