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 감소세 전환, 한 달새 12조↓…어디로?
시중 부동자금 감소세 전환, 한 달새 12조↓…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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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금리인상 영향…안전자산으로 이동
10개월 來 최소…"가계 여윳돈 감소 영향도"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부동자금이 감소세로 전환돼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중 부동자금은 절대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지만 금리인상 등으로 일부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시중 부동자금은 1천83조5천808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2조6천185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1월 1천75조428억원 이후 최소치다.

부동자금은 현금이나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흔히 투자처를 찾지못해 일시적으로 머물러 있는 돈을 통칭한다. 시중에 유동성이 얼마나 풀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부동자금 내역을 세부적으로 보면 현금 102조9천268억원, 요구불예금 220조9천819억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513조3천389억원, 머니마켓펀드(MMF) 51조8천939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28조36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2조8천246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7조1천958억원 등이다. 또 6개월 미만의 은행 정기예금은 93조7천473억원,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은 22조6천680억원이었다.

시중 부동자금은 기준금리가 1%대로 내려간 2015년 이후 작년 초중반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1월 800조원을 넘기고 2016년 12월 말 사상 처음 1천조원을 돌파했고 작년 5월과 6월에는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6월 1천117조3천565억원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시중 부동자금이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한은의 두 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이다. 두 번의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1.25%에서 1.75%로 높아졌다. 이에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사이에서 맴돌던 부동자금의 상당부분이 금리를 쫒아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정기예금(1년 만기 이상)은 증가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해 11월30일 이후 2주간에만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은 9조3천억원 가량 이탈해 정기예금 등으로 옮겨갔다.

더 큰 틀에서 보면, 가계의 여유자금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경기부진으로 소득은 늘지 않고 대출받기가 어려워지면서 가계들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집값이 올라 부동산 구입에 드는 비용이 늘어나다 보니 여유자금이 줄어든 영향도 컸다.

한은의 지난해 3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자금 운용-자금조달)은 11조원으로 예년 평균(2009년∼2017년·13조6천억원)보다 적다.

순자금 운용은 한 경제주체가 예금, 채권, 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 등(자금 조달)을 뺀 금액이다. 한은은 가계가 신규 주택을 사들이기 위해 여윳돈을 쓰면서 순자금 운용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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